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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성매매 증가… 문화·연애로 포장한 ‘성착취 제국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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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예지 기자 sunris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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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성매매를 해봤다고 응답한 사람의 숫자가 증가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성매매가 문제라는 인식은 생겼지만 ‘외국은 성에 개방적이다’, ‘연애 관계다’라는 이유를 들며 성매매를 정당화하면서 해외 성매매가 늘어났을 것으로 해석했다.

 

성평등가족부는 24일 ‘2025 성매매 실태조사’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성매매 실태조사는 일반인의 성매매 경험과 인식 등을 파악하기 위해 3년마다 실시하는 조사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4~12월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태국 바다에서 사람들이 관광하고 있다. 연합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태국 바다에서 사람들이 관광하고 있다. 연합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경제력 낮은 국가서 ‘성장’ 이유로 성착취…‘제국주의’의 모습

 

해외에서 성매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남성은 89명으로 전체의 5.9%였다. 반면 남녀 응답자를 모두 합쳐 주변 사람이 해외 성매매를 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32%(480명)에 달했다. 스스로 성매매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2016년도 대비 16.9% 줄었지만 주변인의 해외 성매매 경험은 2016년도에 비해 21.2% 늘었다.

 

연구를 진행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측인 자신의 해외 성매매 경험을 알리는 것을 줄이고 주변인의 경험으로 에둘러 말하거나 상대적으로 솔직하게 응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러한 결과는 실제 해외 성매매가 증가했을 가능성을 내포한다.

 

전문가들은 해외에서의 이러한 성매매를 ‘문화’와 ‘연애’의 외피를 쓴 제국주의 형태라고 평가했다. 이하영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부설 여성인권센터 보다 소장은 “미국·유럽 같은 잘 사는 국가에 가서 성구매를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우위에 있다고 느끼게 하는 국가에 가서 성착취를 한다”며 “마치 성매매를 하면서 그곳의 경제가 돌아가도록 하고 지역을 먹여 살리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예전에 일본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기생관광’이라며 성매매를 했고 경제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었는데 그걸 한국인이 동남아시아 국가에 가서 그대로 하고 있다”며 ‘성착취 제국주의’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해외 성매매 경험이 있는 89명은 태국(31.5%), 베트남(28.1%), 필리핀 및 중국 각(21.3%) 순으로 해당 국가에서 성매매했다고 응답했다.

 

허민숙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동남아시아 성매매를 보면 8~9세 어린이들이 한다”며 “예전에 한국 농촌에서 부잣집 시집가면 공부시켜준다더라 하며 딸 팔아넘겼듯 그곳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팔린 아이들을 한국인 남성이 ‘내가 연애하면서 키워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성구매한다. 아주 악질이다”고 꼬집었다.

 

‘동남아시아는 성에 개방적이다’라며 문화 탓을 하고 ‘돈 없는 아이들을 연애 대가로 키워주는 것’이라며 연애의 외피로 성착취가 이뤄지는 것이다.

 

◆성매매해도 절반이 실형 면해…사법부 엄정 대응해야

 

성평등부 조사 자료에서 전체 응답자의 50.9%가 해외에서의 성매매를 국내에서 처벌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남성의 경우 53.5%로 여성(43.0%)보다 해외 성매매 처벌 사실을 더 많이 알고 있었다. 해외 성매매를 해본 집단의 경우 처벌된다는 것을 인지하는 비율이 41.8%에 불과했다. 해외 성매매를 하면서 처벌된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성매매의 경우 국내에서 적발하기 쉽지 않고 처벌하더라도 실형이 나오는 경우가 적어 문제가 덜 심각하게 인지된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성매매로 재판에 넘겨진 경우 집행유예 판결을 받는 경우가 50.9%(242명)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벌금형(121명, 25.5%), 징역형(52명, 10.9%), 집행유예와 벌금형 병과(46명, 9.7%) 순이었다. 성매매알선의 경우 대부분 제19조제2항(법정형 7년 이하 징역, 벌금 7000만원 이하) 적용을 받았지만 법정형보다는 훨씬 낮은 수준에서 형량이 결정됐다.

 

이하영 소장은 “처벌이 잘 되고 사람들이 비난하면 안 하겠지만 한국에서 해외 성매매는 걸리지도 않고 제대로 처벌도 안된다”며 “강력하게 처벌이 되고 직접 하면 정말 큰 일 난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안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한국 정부는 ‘해외 성매매 근절 종합 추진 대책’(2008)을 내놓기도 했다. 국제 공조, 여권 발급 제한, 여행업계 지도 점검, 예방 캠페인 등이 당시 대책에 포함됐다. 그 이후 20년이 다 돼가지만 정부 차원의 종합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낮은 판결과 정부 차원 대책 부족으로 해외 성매매가 늘어나면서 각국 대사관들은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지난해 주라오스 대한민국 대사관은 라오스를 찾는 한국인들이 성매매에 연루되고 있어 라오스 내 동포사회가 쌓아온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성매매를 하지 말라고 공식 경고하기도 했다.

 

이 소장은 “상대 국가에 성매매 시설이 있다고 그 나라 탓을 할 게 아니다. 가해자는 한국 남성이고 그러면 한국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그냥 방치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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