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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비부터 대표선거·층간소음까지…아파트 갈등 '폭발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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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막무가내식 범죄에 공동체 무너진다…경산 방화가 드러낸 아파트 민낯
잇단 폭력·폭언…관리사무소·경비실 '안전 사각지대', 대책 시급

경북 경산 아파트 관리사무소 방화·폭발 사건을 계기로 아파트 공동체 갈등이 강력 범죄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리비와 장기수선충당금, 입주자대표 선거, 층간소음 등 각종 갈등이 반복되고 있지만 대부분 아파트 내부 문제로 남아 적절한 조정과 예방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지난 23일 오전 8시 29분께 경북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폭발 추정 사고가 발생해 대구경찰청 과학수사대 등 관계자들이 화재 감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지난 23일 오전 8시 29분께 경북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폭발 추정 사고가 발생해 대구경찰청 과학수사대 등 관계자들이 화재 감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정·행정·안전 분야의 제도 개선과 함께 입주민 간 소통을 강화할 사회적 안전망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리사무소와 경비실의 안전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4일 지역 주민과 지자체, 경찰 등에 따르면 이번에 방화 사건이 발생한 경산 아파트는 올해 초 입주민 요청으로 행정당국이 아파트 운영 감사를 벌여 공동주택관리법 위반으로 과태료를 부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주민은 장기수선충당금이 상당액 쌓여 있음에도 관리비가 매달 빠져나가는 것에 불만을 가졌고 관리사무소 측에 관련 서류 공개를 요구했으나 거부당하는 일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기수선충당금은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많은 금액이 적립될 수밖에 없어 자금 운영과 관련한 시비가 끊이지 않는다.

대구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장기수선충당금과 관련해 170건 넘는 지적 사항이 나왔다.

충당금을 당초 계획과 다른 용도로 쓰거나 수선 계획 절차를 지키지 않는 등 많은 문제가 드러났다.

입주자대표 선거와 관련한 갈등도 비일비재하다.

최근 대구에서는 평소 아파트 관리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는 주민이 입주자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못해 논란이 된 사례가 있다.

해당 주민은 "입주자대표 선거관리위원회가 온갖 구실로 자신의 출마를 방해하고 있다"며 시 당국에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했다.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입주자대표 선거를 둘러싼 갈등은 입주민과 입주민 대표회의 간 불신이 작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아파트 재정 문제와 함께 물리적인 충돌 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5월 대구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20대 주민이 바로 위층에 사는 50대 주민을 흉기로 살해했다.

지난해 12월 충남 천안에서는 층간소음으로 피해를 봤다며 위층에 살던 노인을 흉기로 살해한 40대가 최근 1심에서 징역 25년 선고를 받는 등 층간소음으로 인한 범죄 발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경비실 안전 문제 또한 심각하다.

이번 경산 사례에서도 좁은 관리사무소에 모여 있던 8명이 속수무책으로 방화 범죄의 희생자가 될 만큼 안전 사각지대라는 지적이다.

경비실도 마찬가지여서 지난해 7월 대구의 한 아파트 주민이 술에 취해 경비실을 찾아 경비원을 밀어 넘어뜨려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경비원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아파트 주민 화합 한마당 행사. 사진은 기사와 무관. 연합뉴스
아파트 주민 화합 한마당 행사. 사진은 기사와 무관. 연합뉴스

대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은 "경비실이나 관리사무소는 출입구가 하나밖에 없다 보니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해도 대피하기 어렵다"며 "안전 대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관리비 등 '재정적', 입주자대표 선출 등 '행정적', 각종 폭력 등 '물리적' 충돌로 '한 지붕 여러 가족'이라는 아파트 공동체가 존립의 위협을 받으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관리비나 장기수선충당금 등 재정 문제를 투명하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아파트 자율에만 맡기지 말고 정부나 지자체가 일정한 지침을 마련하면 갈등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파트 공동체 존립을 위한 당사자 간 노력도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남대 심리학과 서종한 교수는 "인구 밀집도가 높은 아파트 특성상 충동적인 감정 분출 가능성이 상존하는 것 같다"며 "현안과 관련해 이해 당사자 간 사전 이해를 구하고 충분한 설명을 하는 절차와 원활한 소통 창구를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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