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남정훈 기자] 안 풀려도 이렇게 안 풀릴 수가 있을까. 전반기만 해도 선두 삼성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뒤진 2위로 마쳤던 LG가 후반기 6경기를 내리 패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 패배까지 합치면 어느덧 연패는 ‘7’까지 늘어났다. 타선을 이리저리 바꿔 봐도 백약이 무효한 LG다. 이날도 11안타 12개의 4사구를 얻어냈지만, 단 5점의 빈공에 머무르는 ‘잔루 파티’였다.
LG는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NC와의 홈 경기에서 5-7로 패했다. 선발 라클란 웰스(호주)가 6이닝 8피안타 6실점(6자책)으로 무너졌고, 찬스마다 병살타가 4개나 쏟아져 나오면서 이길래야 이길 수 없는 경기였다. 시즌 성적 52승39패가 된 LG는 이날 그라운드 사정으로 경기가 없었던 2위 KT(51승2무35패)와의 승차가 1.5경기 차로 벌어졌다. 반면 후반기 첫 4연전에서 두산을 만나 1승3패로 밀렸던 NC는 LG와의 주중 3연전에서 우천취소된 22일 경기를 제외한 두 경기를 모두 쓸어담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기선을 제압한 건 NC였다. 2회 선두타자 블레인의 안타와 박건우의 2루타로 만든 무사 2,3루 기회에서 이우성의 2루 땅볼 때 블레인이 홈을 밟으며 선취점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어진 1사 3루에서 김휘집의 짧은 중견수 플라이 때 홈으로 쇄도한 박건우가 박해민의 홈 송구에 횡사하면서 추가점에는 실패했다.
상대의 방심에 추가점을 막은 LG는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오지환의 안타와 구본혁의 2루타로 무사 2,3루를 만든 뒤 이주헌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신민재가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2-1로 역전했다. 신민재의 도루와 홍창기의 몸에 맞는 공으로 이어진 1사 1,2루에서 박해민의 병살타가 나오면서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 패배의 복선이 되는 플레이였을지도 모른다.
3,4회에 소강 상태로 이어진 이날 경기는 5회 NC의 공격에서 크게 요동쳤다. 선두타자 김휘집의 볼넷과 안중열의 안타, 천재환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든 NC는 김주원의 적시타로 2-2 동점을 만든 뒤 권희동의 볼넷으로 1사 만루 찬스를 이어갔다. 박민우의 2루 땅볼로 3-2 역전을 만들었고, 박민우가 2루 도루를 파고들어 2사 2,3루 찬스를 만들었다.
타석엔 3년차 외국인 타자 데이비슨을 퇴출하고 대체 선수로 데려온 블레인. 지난 2일 삼성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이래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0.333(36타수 12안타)로 정교한 맛은 있었지만, 장타가 2루타 2개에 불과한 ‘똑딱이’였던 블레인이 대포 한 방으로 이날 경기를 NC쪽으로 급격하게 기울게 만들었다. 0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웰스가 헛스윙을 유도하기 위해 던진 146.8km짜리 높은 코스의 패스트볼을 블레인은 자신의 힘을 실어 밀어쳤다. 발사각 28.6도로 제대로 찍힌 이 타구는 153.1km의 속도로 113.9m를 날아가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6-2. NC가 승기를 잡는 순간이었다.
LG도 이어진 5회 공격에서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무사 만루를 만든 뒤 오지환의 2타점 우전 적시타가 터져나오며 6-4까지 따라붙었다. 이어 구본혁의 희생 번트로 1사 2,3루로 안타 한 방이면 동점까지 만들 수 있는 상황까지 만들었고, 염경엽 감독은 포수 이주헌의 타석에서장타력이 좋은 송찬의를 대타로 냈다. 그러나 송찬의는 초구를 냅다 휘둘러 유격수 팝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났고, 신민재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더 이상 추격하는 데 실패했다.
NC에겐 행운도 따랐다. 7회 2사 2루에서 블레인의 빗맞은 타구가 1루수 오스틴, 2루수 신민재, 우익수 홍창기가 잡을 수 없는 곳에 떨어졌다. 위치상 오스틴이 잡는 게 맞았지만, 타구를 잃은 듯 했다. NC의 7-4 리드.
LG도 8회 힘을 냈다. 1사 뒤 박해민의 안타, 상대 투수 전사민의 송구 실책, 오스틴의 몸에 맞는 공으로 만루 찬스를 만들었고, 문정빈이 몸에 맞는 공으로 밀어내기 타점을 올리며 7-5까지 따라붙었다.
급해진 NC는 마무리 임지민을 5아웃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부랴부랴 올렸다. 오지환이 때린 초구는 2루 베이스 위를 꿰뚫는 안타성 타구였지만, NC의 2루수 김한별이 이를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낸 뒤 글러브 토스로 유격수 김주원에게 전달했다. 김주원은 2루 베이스를 터치한 뒤 1루로 송구해 슬라이딩해 들어온 오지환을 잡아내며 병살타로 엮어냈다. LG 벤치는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지만, 판독 결과는 원심 유지였다.
9회말 LG의 마지막 공격. 선두타자 구본혁이 임지민의 155km 빠른 공에 삼진으로 물러났고, 박동원은 초구에 포수 팝플라이를 쳐 2아웃. 대타 문보경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에 성공했지만, 홍창기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LG의 7연패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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