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홈플러스 강서점. 물건을 담아 나르던 쇼핑카트가 서로 몸을 맞대고 늘어서 있다.
카트는 저지선이 됐다. 문 닫은 입점매장 앞에는 카트가 벽처럼 섰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물건을 담아 나르던 매개체가, 이제 사람과 물건 사이를 가로막는 벽이 돼 있었다.
임시휴업 중인 마트는 불이 꺼져 있었다. 진열대는 비었고 사람도 없었다. “매장 내 사진·영상 촬영은 금지돼 있습니다.” 빈 매장 안을 가득채운 것은 반복적으로 퍼지는 안내방송 멘트 뿐이었다. 들을 사람도 없는 방송은 텅 빈 매대를 향했다.
지하주차장도 사정은 같았다. 주차를 마치고 올라온 사람들이 임시휴업 안내문 앞에서 한숨을 쉬었다. 어떤 이는 그대로 차로 돌아갔다. 어떤 이는 혹시나 하고 들어갔다가 발길을 돌렸다. 카트에 담을 것이 없었다.
이날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정준영 법원장)는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을 9월 4일까지 연장했다. 지난 3일 폐지 결정을 내린 지 18일 만이다.
앞서 법원은 홈플러스가 최소 운영자금 2000억원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폐지를 결정했고, 메리츠금융그룹이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을 의결하자 홈플러스는 20일 즉시항고했다. 홈플러스는 대출이 실행되는 대로 영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카트가 다시 물건을 담을지는 9월 4일까지 정해진다. 그때까지 빈 카트는 닫힌 문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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