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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기후부 “주민 수용성 높이겠다”더니…호남 산단 전력망은 사실상 예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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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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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간담회서 송전선로 입선위 대표성 제고 등 제시
호남 산단은 ‘3년 내 구축’ 속도전에 뒷전 밀릴듯
지자체 동의 거쳐 아예 입선위 생략 검토

입지선정위원회(입선위) 주민 대표 선정 기준 구체화, 피해지역 우선 지원 근거 규정, 장기 송변전 설비계획 공청회 개최…

 

이는 불과 두 달여 전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전력망 건설 반대위원회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송전선로 경로 지정 관련 주민 수용성 강화 방안으로 제시한 것들이다. 

 

기후부가 기존 전력망 입지선정·주민지원 제도 내 문제를 확인하고 이같은 대안을 내놨지만 정작 3대 메가프로젝트 중 하나인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초기 전력망 건설에는 대개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3년여 내 1단계 송전선로 구축을 마치겠다고 공언하는 등 속도전에 나서면서다. 아예 주민 대표가 참여하는 입선위 절차 생략까지 검토 중이다. 

송전선로 건설 반대 집회 현장. 고압송전선로철탑건설반대영암군대책위원회 제공
송전선로 건설 반대 집회 현장. 고압송전선로철탑건설반대영암군대책위원회 제공

22일 취재를 종합하면 기후부는 지난 5월 전력망 건설 반대위원회 대표단과의 간담회에서 주민 수용성 강화 방안을 제안했다. 이 자리는 김 장관이 전국 곳곳에서 발발하고 있는 전력망 갈등을 풀고자 마련한 것이었다.

 

기후부는 구체적으로 송전선로 입선위 주민대표 위원 추천 세부기준이 부재한다며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지자체 내 이장단협의회·주민자치회 등 대표성 가진 단체의 추천을 거치도록 관련 고시에 반영하는 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주민 지원 강화 차원에서 연내 전력망특별법 시행령을 개정해 피해지역 우선 지원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현행 법령은 가공 송전선로(공중으로 지나는 선로)가 경과하는 ‘지자체’ 대상으로 ㎞당 20억원 규모 재정 지원 제도만 운영할 뿐 ‘선로 주변지역 주민’을 특정해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부재한다. 

 

이밖에 12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부터는 공청회를 열겠다고도 했다. 그간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은 한국전력공사가 자체 수립해 전기위원회 보고를 거쳐 확정돼 공청회가 운영되지 않았다.

 

당장 12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은 올 연말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나온 뒤에야 수립에 착수할 예정이다. 호남 반도체 산단 1단계 공급선로는 이미 대략의 얼개가 나온 터라 공청회가 열리더라도 주요 논의 사항이 될 수 없는 형편이다. 기후부와 전남광주·한전은 지난 16일 인근 전력망인 신장성∼신광주 송전선로에서 산단 예정지까지 1단계 공급선로 구축을 위해 황룡강과 49번 지방도 부지를 활용하는 안을 우선 검토하기로 한 상태다.

 

지난 5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전력망 건설 반대위원회 대표단에 설명한 주민수용성 강화 방안 주요 내용. 구글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지난 5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전력망 건설 반대위원회 대표단에 설명한 주민수용성 강화 방안 주요 내용. 구글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당국은 2029년 말까지 약 20㎞ 구간인 1단계 공급선로 구축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송전선로와 변전소 건설 표준공기는 9년이다. 주민 밀집지역은 땅속에 송전선로를 매설하는 지중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그 규모만큼 실제 시공 기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

 

결국 착공 전 인허가 기간을 대폭 단축해야 하는 사정이다. 기후부가 제시한 주민 수용성 강화 방안 관련 고시·시행령 개정을 기다릴 수 없는 것이다.

 

더욱이 당국은 최근 관련 회의에서 주민 대표가 참여하는 입선위 절차를 아예 생략하는 안도 논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진욱 의원실이 한전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가공 송전선로와 관련해 지자체의 입지선정 절차 생략 동의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전원개발촉진법 시행령과 기후부 고시에 따르면 관할 지자체가 입선위를 운영할 필요가 없다고 확인하는 경우 특례 적용으로 입선위 없이 입지 선정이 가능하다.

 

기후부 관계자는 호남 반도체 산단 관련 송전선로에 주민 수용성 강화 방안이 적용되지 않는 문제에 대해 “시행령·고시 등 제도 개선 이전에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반영해달라고 요청해놨다”며 “결국 중요한 건 제도가 아니라 주민 수용성이다. (호남 반도체 산단의 경우) 지자체와 협의하면서 수용성 문제를 풀어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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