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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의 역설…한국인, 건강하지 못한 기간 1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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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구 온라인뉴스 기자 hibou51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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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구팀 “수명 늘어나니 아픈 기간도 증가”
“건강수명을 늘리는 공중보건 목표로 전환해야”
세계인의 기대수명은 30여년간 9.2년 증가했지만 건강수명은 7.2년 증가하는 데 그쳐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사는 기간이 2년 가까이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세계인의 기대수명은 30여년간 9.2년 증가했지만 건강수명은 7.2년 증가하는 데 그쳐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사는 기간이 2년 가까이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의학 발전과 생활환경 개선 등으로 세계인의 기대수명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건강하게 보내는 기간은 그만큼 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공중보건의 목표를 단순히 오래 사는 것에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 보건계량평가연구소(IHME) 크리스토퍼 머리 박사팀은 22일 의학 저널 ‘랜싯 공중 보건(Lancet Public Health)’에서 지난 30년 동안 세계인의 기대수명은 9.2년 늘었지만, 건강수명은 7.2년 증가하는데 그쳐 오히려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로 보내는 기간이 약 2년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23년 세계질병부담(GBD) 추정치를 바탕으로 1990년부터 2023년까지 204개 국가·지역을 대상으로 건강한 노화의 추세를 조사하고, 국가와 지역, 성별, 사회인구학적 발전 수준에 따른 기대수명, 건강수명, 질병 이환 기간 격차의 변화를 평가했다.

 

그 결과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사는 기간인 ‘질병 이환 기간 격차(morbidity gap)’가 거의 모든 국가에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질병 이환 기간 격차는 기대수명에서 건강수명을 뺀 값이다. 사람이 평생 살아가는 동안 질병이나 장애로 완전히 건강하지 못한 기간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전 세계 질병 이환 기간 격차는 1990년 평균 8.8년에서 2023년 10.7년으로 1.9년(21.9%) 확대됐다. 또 204개 국가·지역 가운데 203개국에서 건강하지 못한 기간이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3년에는 전 세계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평생의 14.5%를 건강하지 못한 상태에서 보낸 것으로 나타나 1990년(13.6%)보다 0.9%P 높아졌다.

그래프 A는 세계질병부담(GBD) 초지역별 질병 이환 기간 격차, B는 사회인구학적지수(SDI) 5분위별 질병 이환 기간 격차. [Lancet Public Health, Christopher Murray et al.
그래프 A는 세계질병부담(GBD) 초지역별 질병 이환 기간 격차, B는 사회인구학적지수(SDI) 5분위별 질병 이환 기간 격차. [Lancet Public Health, Christopher Murray et al.

연구팀은 건강하지 못한 기간이 생애 마지막 몇 년에 집중된 것이 아니라 성인기 전반으로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만성질환과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기간 자체가 길어졌다는 의미다.

 

실제로 1990년부터 2023년 사이 전 세계 출생 시 기대수명은 64.6세에서 73.8세로 9.2년 증가했지만, 건강수명은 55.9세에서 63.1세로 7.2년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가별로는 고소득 국가에서는 기대수명이 긴 만큼 건강하지 못한 기간도 길었다. 2023년 기준 질병 이환 기간 격차는 미국이 14.0년으로 가장 길었고, 호주(13.9년), 캐나다(13.7년)가 뒤를 이었고, 고소득 국가 전체 평균은 12.7년이었다.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은 2023년 질병 이환 기간 격차가 11.6년으로 조사됐다. 이는 1990년 9.4년보다 2.2년(23.6%) 증가한 수치다.

 

성별로 보면, 여성은 모든 지역과 사회경제적 발전 수준에서 남성보다 오래 살았지만,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살아가는 기간도 더 길었다. 2023년 여성의 질병 이환 기간 격차는 평균 12.1년으로 남성(9.3년)보다 2.8년 길었다.

 

질병 이환 기간을 늘리는 주요 원인은 대부분 만성질환으로 분석됐다.

 

근골격계 질환, 특히 요통이 가장 큰 원인이었으며, 우울증·불안장애 등 정신질환, 노인성 난청 등 감각기관 질환, 낙상 등 비의도적 손상, 기타 만성 비감염성 질환을 합치면 전 세계 건강 손실 기간의 57.4%를 차지했다.

 

연구팀은 앞으로는 기대수명뿐 아니라 건강수명을 얼마나 늘렸는지가 국가 보건정책의 핵심 지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는 기대수명뿐 아니라 건강하지 못한 기간을 얼마나 줄였는지도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머리 박사는 “앞으로 인구 건강의 향상은 단순히 오래 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건강하게 오래 살게 하는 데 달려 있다”면서 “건강한 노화는 수명뿐 아니라 건강수명을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며 예방과 만성질환 관리, 장기 돌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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