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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가 엄마의 엄마"…치매 앓는 母 곁 지키는 딸들, 홍지민·안선영·이주화의 사모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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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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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미해지는 엄마의 기억을 붙잡고 싶은 세 딸의 간병 이야기

치매를 앓는 부모를 돌보는 시간은 단순한 간병을 넘어 가족의 관계와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뮤지컬 배우 홍지민, 방송인 안선영, 배우 이주화는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와 함께하며 후회와 미안함·사랑을 다시 깨닫게 된 사연을 전했다.

(왼쪽부터) 홍지민, 안선영, 이주화. 유튜브 채널 ‘지금당장 홍지민’·‘안선영의 이중생활’·‘특종세상-그때 그 사람’ 캡처
(왼쪽부터) 홍지민, 안선영, 이주화. 유튜브 채널 ‘지금당장 홍지민’·‘안선영의 이중생활’·‘특종세상-그때 그 사람’ 캡처

 

◆ “이제 내가 엄마의 엄마”…95세 치매 母 돌보는 홍지민

홍지민은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돌보며 이제는 자신이 어머니를 보살피는 입장이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20일 방송된 KBS2 ‘말자쇼’에서 “95세인 친정어머니가 현재 치매를 앓고 계시고 완전히 아기가 되셨다”며 “어머니를 돌보면서 이제는 내가 엄마의 엄마가 돼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홍지민은 또 “치매를 앓고 나서부터 어머니에게 사랑한다고 더 많이 말하게 됐다”며 “조금 더 젊으셨을 때 애정 표현을 많이 할 걸 그랬다는 후회가 남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과하다 싶을 만큼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MBN ‘속풀이쇼 동치미’에서는 홍지민이 어머니와 함께하는 일상을 공개했다.

홍지민이 치매를 앓는 어머니와 함께한 일상을 공개했다. MBN ‘속풀이쇼 동치미’ 방송 화면 캡처
홍지민이 치매를 앓는 어머니와 함께한 일상을 공개했다. MBN ‘속풀이쇼 동치미’ 방송 화면 캡처

 

홍지민은 4년째 요양병원에서 생활하는 어머니를 매주 찾아뵙는다고 했다. 앞서 큰언니가 어머니와 한집에 살며 10년간 돌봤고, 홍지민도 인근 아파트에 살면서 간병을 도왔다.

 

홍지민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된 데에는 둘째 언니의 죽음이 계기가 됐다. 둘째 언니는 폐암 말기 판정을 받은 뒤 49일 만에 세상을 떠났고, 홍지민은 언니와 함께한 추억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했다.

 

안타깝게도 어머니는 먼저 세상을 떠난 둘째 딸을 더 이상 기억하지 못했다. 홍지민은 가족들이 둘째 언니를 회상하는 동안 아무것도 모른 채 밥을 먹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저게 너무 슬픈 거다. 돌아가신 작은언니 이야기를 하는데 엄마는 아무것도 모르고 밥을 열심히 드시는 것”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 “50년을 미워했다”…치매 어머니와 화해한 안선영

안선영은 치매 진단을 받은 어머니를 간병하며 오랫동안 품어온 미움을 내려놓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1월12일 방송된 TV조선 ‘조선의 사랑꾼’에서 7년째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를 돌보는 일상을 공개하며 “세상에서 제일 허비하는 시간이 누군가를 미워하는 시간이다. 50년을 허비했다. 엄마를 미워하느라”라고 털어놨다.

안선영이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간병하며 느낀 심경을 털어놨다. TV조선 ‘조선의 사랑꾼’ 방송 화면 캡처
안선영이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간병하며 느낀 심경을 털어놨다. TV조선 ‘조선의 사랑꾼’ 방송 화면 캡처

 

안선영은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직접 어머니 간병에 나섰다. 그는 어머니의 치매 증상이 심해지면서 예기치 못한 상황도 반복됐다며 “엄마를 다 씻겨서 재웠는데, 파출소에서 엄마를 모시고 왔다”고 잠옷 차림으로 집을 나간 어머니를 찾아 나섰던 일을 떠올렸다.

 

지난 3월4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이게 바로 안선영’ 영상에서 안선영은 뇌졸중 이후 인지장애가 심해진 어머니가 병원에서 “맨날 짐승처럼 묶여 있었다”고 회상하며 “한 가족의 건강이 완벽히 무너지면 나머지 온 가족이 다 불행하다. 그렇게 되면 돈도 소용없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안선영이 어머니와 아들이 재회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그는 2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꼴랑 3주 못 봤을 뿐인데 하나뿐인 딸 얼굴은 보고 알아보는 데 멍하니 한참이 걸렸는데, 1년 만에 보는 훌쩍 커버린 손주 얼굴은 1초 만에 알아본다. 찐사랑이었네. 좋겠다 바로는”이라며 손자를 단번에 알아본 어머니의 모습을 전했다.

 

◆ “내가 너를 어떻게 잊니”…치매 어머니의 기억 붙드는 이주화

이주화는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를 보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주화가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를 돌보는 일상을 공개했다. 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캡처
이주화가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를 돌보는 일상을 공개했다. 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캡처

 

이주화는 6월4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 신혼 때부터 부모와 합가해 18년째 한집에서 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3년 전 치매 진단을 받은 어머니를 곁에서 보살피고 있다.

 

가족들도 간병에 힘을 보탰다. 이주화의 남편은 장모를 돌보기 위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아버지도 아내를 위해 요양보호사 시험에 도전했다. 이주화가 공연 등으로 집을 비우면 구순이 넘은 아버지가 어머니를 돌봤다.

 

이주화는 같은 달 17일 방송된 TV조선 ‘퍼펙트 라이프’에서 어머니의 세수를 도와주고 옷을 입혀주는 등 일상을 살뜰히 챙겼다. 그는 “엄마가 치매가 오고 아기 같아진 것 같아서 엄마가 저 어릴 때 해준 것 그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를 향해 계속해서 “예뻐”라고 다정하게 말을 건넸다.

이주화가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향한 진심을 전하며 눈물을 보였다. TV조선 ‘퍼펙트 라이프’ 방송 화면 캡처
이주화가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향한 진심을 전하며 눈물을 보였다. TV조선 ‘퍼펙트 라이프’ 방송 화면 캡처

 

그는 어머니의 기억을 되살리고 싶어 아버지와 함께 가족사진 1000여 장을 붙인 ‘기억의 방’을 만들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기억은 온전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은 기억했지만 사고 원인은 다르게 떠올렸다.

 

이주화는 어린 시절 오빠가 산에서 버너에 번진 불로 숨졌고, 부모가 오빠를 모신 설악산 인근에 움막을 짓고 머물 만큼 깊은 슬픔을 겪었다고 밝혔다. 그는 오빠를 잃은 뒤 자신에게 차갑게 대했던 어머니를 어린 시절에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딸을 낳은 뒤에야 그 마음을 헤아리게 됐다고 했다.

 

그는 어머니에게 “다른 건 조금씩 잊어도 주화가 엄마를 사랑하는 거랑 주화가 엄마 딸인 건 절대 잊지 마”라고 당부했다. 어머니는 “내가 너를 어떻게 잊니. 사랑해”라고 답했고, 이주화는 “다음에 또 태어나도 엄마 딸 하고 싶어요”라며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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