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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억원 펜트하우스에 사는 여배우가 밤마다 연습실 이부자리에서 버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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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기자 s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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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된 가구 고치고 바자회 여는 배우 김혜은, 거대한 자산 뒤에 숨겨진 결기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60억원대 주상복합 펜트하우스의 내부가 최초로 베일을 벗으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반려견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넓은 야외 정원과 탁 트인 시티뷰를 갖춘 화려한 주거 공간은 대중의 부러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이 눈부신 외형적 조건 뒤에는 안정적인 방송인의 자리를 내려놓고 연기라는 미지의 영역에 뛰어들어 바닥부터 버텨낸 한 인간의 인생 궤적이 교차한다. 세상이 주목하는 무대 위가 아닌 그 아래에서 묵묵히 자신만의 단단한 성벽을 쌓아 올린 이 인물은 다름 아닌 배우 김혜은이다.

시선을 사로잡는 웅장한 대저택, 그 속에 담긴 화려한 외형의 기록. 김혜은 유튜브 채널
시선을 사로잡는 웅장한 대저택, 그 속에 담긴 화려한 외형의 기록. 김혜은 유튜브 채널

서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후 기상캐스터로 사회생활의 첫발을 디딘 그녀는 안정된 방송국의 울타리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연기자의 길을 택했다. 비전공자라는 꼬리표와 아나운서 출신이라는 선입견 속에서 충무로와 방송계가 보낸 차가운 시선은 오롯이 그녀가 견뎌내야 할 몫이었다. 캐스팅 보드에 이름 한 줄을 올리기 위해 수없이 오디션장의 문을 두드렸고,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기까지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악역과 선역을 가리지 않고 필모그래피를 채워온 세월은 우연이나 행운이 아닌 순수한 노동의 결과물이다. 작품 속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일상 전체를 통제하고 몰입하는 태도는, 사소한 대사 한 마디와 감정선조차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는 지독한 자기 관리에서 비롯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많은 오디션을 견디며 쌓아 올린 연기의 내공. 영화 ‘범죄와의 전쟁’ 스틸컷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많은 오디션을 견디며 쌓아 올린 연기의 내공. 영화 ‘범죄와의 전쟁’ 스틸컷

이처럼 카메라 밖에서도 자신을 엄격하게 다스려온 그녀의 일상은 최근 공개된 주거 공간 속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현재 거주 중인 서초동 펜트하우스는 매매가 약 60억원에 달하는 고급 주거지로 알려져 있다. 거대한 대저택이 품은 시각적 화려함 뒤에는 치과의사 남편, 슬하에 딸 한 명과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의 결이 겹쳐진다. 공개된 집안 풍경은 웅장함과 검소함이 공존하는 독특한 지점을 자아낸다. 남편의 할아버지가 사용하던 20년 된 문갑과 장롱을 버리지 않고 직접 콘솔로 개조해 사용하는 생활 양식도 포착되었다. 세월의 흔적이 담긴 가구를 손수 고쳐 쓰는 방식은 막대한 자산 규모와 상관없이 물건의 본질을 알아보는 안목을 드러낸다.

세월의 손때가 고스란히 묻어난 빈티지 가구로 채워진 공간의 결. 김혜은 유튜브 채널
세월의 손때가 고스란히 묻어난 빈티지 가구로 채워진 공간의 결. 김혜은 유튜브 채널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1년에 한 번씩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을 돕기 위해 개인 바자회를 개최해 온 사실이 밝혀져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바자회 의류 판매 수익금만 1800만원을 넘겼으며, 이는 일회성 행사가 아닌 꾸준한 나눔의 실천으로 자리 잡았다. 잡동사니가 가득한 드레스룸에서 직접 물건을 분류하고 포장하며 발품을 파는 모습은 여배우라는 타이틀 뒤에 가려진 묵묵한 행보를 증명한다. 또한 수술을 앞둔 남편의 수면권을 보장하기 위해 각자의 공간을 철저히 분리하고, 자신은 밤늦은 시간까지 집 안의 연습실에서 대본 분석에 매진하는 집념은 완벽을 추구하는 그녀의 성향을 고스란히 투영한다. 연습실 구석에 놓인 이부자리와 간단한 세면도구들은 잠시도 긴장을 놓지 않고 밤새 공간을 지키며 캐릭터를 구축해 온 오랜 내공의 흔적이다.

옷장 속 물건들을 하나씩 정리하며 주위의 이웃에게 따뜻한 온기를 건네는 소소한 일상. 김혜은 유튜브 채널
옷장 속 물건들을 하나씩 정리하며 주위의 이웃에게 따뜻한 온기를 건네는 소소한 일상. 김혜은 유튜브 채널

60억원이라는 자산 가치와 대저택의 외형은 그 자체로 시각적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카메라가 꺼진 후에 남는 진짜 실체는 물질적 풍요가 아니다. 20년 된 가구를 손수 고쳐 쓰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매년 바자회를 진행하며 밤마다 연습실의 이부자리를 지키는 일련의 과정들은 삶을 지탱하는 진정한 품격이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지름길 대신 일상의 크고 작은 결핍을 성실한 노동과 루틴으로 채워온 그녀의 기록은 거대한 펜트하우스의 규모가 아니라 그 공간을 채우는 단단한 결기가 무엇인지를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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