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토론 나선 국힘 윤상현
“특검이 상설기관 됐다” 꼬집어
로텐더홀서 규탄대회 개최도
與 의석만으론 필버 종료 불가
혁신당, 보완수사권 폐지 엮어
특검법 처리 ‘조건부 협조’ 입장
후반기 원 구성 협상조차 마무리하지 못한 국회가 2차 종합특검 수사기간 연장 문제로 다시 거센 대치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란·김건희·채해병 등 3대 특검에서 다 밝히지 못한 의혹을 추가로 규명해야 한다며 개정안 처리를 밀어붙였고, 국민의힘은 이미 법정 연장을 모두 거친 특검을 다시 늘리는 것은 수사의 상설화이자 정치보복의 연장이라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특검법에 이어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형사소송법 개정안까지 대기하면서 여야 충돌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범여권 조국혁신당이 형사소송법 처리와 필리버스터 종결 협조를 연계해 21일 특검법 표결의 변수로 떠올랐다.
◆野 “정치보복” 필리버스터
20일 본회의에서 법안 제안 설명에 나선 민주당 소속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종합특검 수사가 기간과 인력의 제약으로 윤석열 등의 내란 잔재, 김건희 등의 국정농단 잔재를 완전히 뿌리 뽑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취지”라며 법안 처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기존 특검 수사에서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사안이 남아 있는 만큼 추가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검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은 추가 연장에 정치적 목적이 깔려 있다고 반발했다.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3대 특검의 활동기간이 총 510일이고, 2차 종합특검은 법이 정한 수사기간 90일에 법이 허용하는 두 번의 연장을 다 썼다”며 “여기에 30일을 더하면 총 690일로, 대통령 임기 5년 중 3분의 1 가까이 특검이라는 수사기관이 한 번도 문을 닫지 않고 돌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검이 아예 상설 수사기관이 됐다”며 “예외를 통제해야 할 법이 예외를 허용하는 수단으로 이용된다면 법치주의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법이 정한 연장 절차를 모두 거친 뒤 다시 수사기간을 늘리는 것은 특검 제도의 예외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에 앞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연 뒤 국회 로텐더홀에서 특검법 개정안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소속 의원들은 ‘입법 폭주 특검 연장, 이재명 정권식 무한 정치보복’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국민 혈세 낭비하는 보복 특검 철회하라”, “민생 외면 입법 폭주 이재명 정권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차 종합특검 자체가 태생적으로 3대 특검의 대안이자 보완수사 개념”이라며 “검찰 보완수사권은 빼앗고 폐지하겠다더니 자신들이 주도하는 특검에는 보완수사라는 명목을 붙여 연장에 연장을 거듭하는 게 도대체 앞뒤가 맞는 소리냐”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종합특검팀이 청구한 구속영장 17건 가운데 11건이 기각돼 기각률이 65%에 달한다”며 “혐의 소명조차 못하면서 구속영장만 남발해 신뢰를 잃었고, 일선 검사들을 차출해 민생사건 수사를 지체시키며 피해를 국민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與 강행 의지 속 혁신당 변수
민주당은 2차 종합특검법 개정안 처리 방침에 쐐기를 박았다.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2차 종합특검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내란을 뿌리 뽑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며 “감사원의 감사 부실 사건이나 윤석열 체포 방해 혐의 등 남은 의혹도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여전히 국민적 의혹이 산적한데 시간을 이유로 특검을 멈춰 세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 원내대표는 앞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국민의 요구는 정해진 날짜에 맞춰 특검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내란과 국정농단의 진실을 한 점 의혹 없이 규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21일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종결하고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조국혁신당이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 처리와 협조 여부를 연계하면서 표결 구도는 유동적이다. 혁신당은 10월 출범할 공소청 소속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하지 않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에 민주당이 동참해야 필리버스터 종결과 특검법 처리에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검법과 형사소송법이 사실상 하나의 협상 테이블에 오르면서 민주당으로서는 혁신당의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혁신당은 21일 의원총회에서 본회의 표결 참여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는 시작한 지 24시간이 지나면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할 경우 종결할 수 있다. 민주당 161석만으로는 요건을 채울 수 없어 혁신당 12석의 협조가 필요하다. 민주당은 21일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보완수사권 존폐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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