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세에도 대회 내내 대활약했지만
‘팀 스페인’에 막혀… 공 터치 54번뿐
월드컵 통산 득점왕 음바페에 내줘
역시 축구는 팀 스포츠였다. 혼자서 하나의 팀만큼의 생산력을 보여준다는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9·인터 마이애미)도 ‘팀 스페인’ 앞에선 무력할 수밖에 없었다. 메시의 여섯 번째 월드컵이자 사실상 생애 마지막 월드컵이었던 2026 북중미 대회의 ‘라스트 탱고’의 엔딩은 눈물이었다.
메시를 앞세워 1958~1962 브라질 이후 최초로 월드컵 2연패에 도전했던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는 스페인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0-1로 패했다.
조별리그부터 준결승까지 나이를 잊은 듯한 경이로운 활약을 선보였던 메시였지만, 월드컵 결승전 역대 최고령 필드 플레이어(39세25일)라는 새 역사를 쓴 이날은 존재감이 그리 크지 못했다. 선수단 재능 총합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가져간 스페인은 시종일관 경기를 지배했다. 이 때문에 메시의 이날 공 터치 횟수는 54번에 불과했고, 그중 거의 절반은 연장전에 몰려 있었다. 연장 후반 12분에 나온 메시의 슈팅이 이날 아르헨티나가 기록한 첫 슈팅일 정도였다. 이날 아르헨티나는 총 슈팅 개수는 2개. 유효 슈팅은 단 1개도 없었다.
유효 슈팅이 없었으니 골이 나올 리가 만무했다. 8골 4도움으로 이 대회를 마친 메시는 득점왕 자리도 3·4위전에서 두 골을 몰아친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10골 4도움)에게 내줬다. 월드컵 통산 골도 21골로 마무리하며 월드컵 통산 득점왕도 음바페(22골)에게 내준 채로 월드컵을 마무리했다.
결말은 2014 브라질에 이은 두 번째 결승전 패배로 인한 새드엔딩이었지만, 이번 북중미 월드컵을 가장 뜨겁게 만든 선수는 단연 메시였다. 32강부터 준결승까지 매번 역전승 혹은 연장 승부를 펼쳤던 아르헨티나를 결승 무대까지 ‘하드 캐리’한 게 메시였다. 이집트와의 16강전에선 0-2로 뒤진 상황에서 추격골 어시스트와 동점골을 터뜨렸고, 잉글랜드와의 준결승에선 7분 만에 어시스트 2개를 뿌리는 ‘마법’으로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월드컵 통산 최다 공격포인트(33개·21골 12도움), 11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라는 대기록도 작성했다.
1987년생으로 내년이면 불혹을 맞는 메시이기에 이번 월드컵은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자신의 운명을 직감한 듯 스페인의 승리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메시는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붉게 충혈된 눈으로 멍하니 어딘가를 바라봤다. 시상식에서 준우승 메달을 목에 건 뒤에는 참고 있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메시는 시상식 뒤 “슬프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면서 “솔직히 스페인이 더 잘했다. 패배를 받아들인다”면서 스페인의 우승을 인정했다. 이어 “지금까지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이뤄낸 승리는 잊을 수 없다. 국민과 선수들, 그리고 조국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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