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강원·경북에 ‘재난특교세’
21일까지 중부 최대 150㎜ 비
20일 경북 안동시 일직면 귀미1리는 말 그대로 수마(水魔)에 임시주택 10여동이 흙투성이로 변하면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지난해 봄 대형 산불로 검게 타버린 산자락 밑 마을에는 이틀 전 내린 폭우 때문에 흙탕물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산불로 집을 잃고 임시주택에서 생활하다 이번에 수해를 입은 박모(75) 할머니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전날 자정쯤 이장이 전화로 ‘주택에 물이 찼으니 나오라’고 했다”며 “겨우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보니 이미 가슴 높이까지 물이 차올라 정신없이 빠져나왔다”고 당시 긴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임시주택마저 잃은 이재민 15명은 인근 마을회관과 경로당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생활하고 있는 상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피해를 입은 산불 이재민들은 피해 복구도 하기 전에 비가 또 내린다는 예보에 망연자실했다.
정체전선 영향으로 17일부터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반복한 경북 북부지역에서 도로·주택·농지 침수 등 피해가 컸다. 산불 이재민들이 지내는 일직면과 의성 구계리 임시주택단지에서는 이번 폭우로 임시주택 20동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전국에서 주택·도로 침수 254건, 토사·낙석 유출 756건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하천 범람과 산사태 우려로 대구·세종·경기·충북·충남·경북 등 6개 시·도에서 377가구 564명이 대피했고, 이 가운데 63가구 92명은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행안부는 17∼19일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경기·강원·경북 등 3개 시·도에 재난안전특별교부세 16억원을 추가 지원한다. 앞서 대전·세종·경기·충북·충남·경북 등 6개 시·도에도 재난특교세 21억원을 긴급 지원했다.
당분간 정체전선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내리겠다. 특히 이날부터 화요일인 21일 낮 사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등 중부지방 중심으로 많은 곳은 150㎜ 이상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매우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남부지방은 수요일인 22일까지 소강상태를 보이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부터 21일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30∼100㎜(많은 곳 인천·경기 북부 150㎜ 이상), 강원내륙·산지 30∼80㎜(많은 곳 강원 중·북부내륙 150㎜ 이상), 충청권 30∼80㎜(많은 곳 충남 북부서해안 100㎜ 이상)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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