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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아파트 여고생사망, 골든타임 날린 화재감지기 미작동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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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 "초기 진압 기회 상실" 분석…경찰, 배선 작업자 등 3명 수사

의사를 꿈꾼 여고생의 목숨을 앗아간 은마아파트 화재 당시 원인 미상의 화재 감지기 미작동으로 생존 '골든 타임'이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강남소방서는 최근 이 사고에 대해 작성한 167쪽 분량 조사 보고서에서 "감지기 미작동이 초기 진압 기회를 상실케 한 주요 요인"이라고 밝혔다.

올해 2월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화재 현장 감식. 연합뉴스
올해 2월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화재 현장 감식. 연합뉴스

조사에 따르면 지난 2월 26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세대에는 정온식 스포트형 감지기가 설치돼 있었다. 세대 내부 온도가 70∼75도로 올라가면 경보가 작동하는 기기다.

감지기가 설치된 위치는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주방 천장이었다. 고온의 화염이 생성돼 호실 내부 곳곳으로 확산하는 동안 코 앞의 감지기가 필요할 때 제 역할을 못 한 것이다.

숨진 여학생 김모(17)양의 아버지 김모(59)씨는 사고 당일 오전 4시 57분께 출근했다. 이후 김 양이 최초로 화재를 신고한 오전 6시 18분께까지 1시간 20분가량 간극이 있었다.

소방은 그사이 불이 시작돼 '플래시오버'로 걷잡을 수 없게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플래시오버는 인화성 가스가 밀폐된 공간에 축적하다가 일순간 착화해 폭발하는 것을 말한다.

소방 보고서 속 감지기. 유족 제공
소방 보고서 속 감지기. 유족 제공

조사팀은 "오전 6시 18분 경보 당시 세대 내 (화염이) 플래시오버 전 성장기 단계에 진입했다. 이후 현관문 등을 통해 산소가 유입돼 화염이 급격하게 확산했다"고 분석했다.

그제야 자다가 깨 화재를 확인한 김 양은 결국 탈출하지 못했다. 김 양의 동생과 대피했던 김씨의 아내는 딸을 구하러 현장에 다시 들어갔다가 머리와 어깨 등에 중화상을 입었다.





이 같은 대피 상황을 종합하면 화염이 플래시오버 상태로 발전하기 전에 감지기 경보가 울렸더라면 김 양이 화를 피할 가능성이 있었다는 게 조사팀 결론이다.

현장 조사 결과 감지기는 회로 피복이 소실되고 단선된 상태로 발견됐다. 해당 기기는 단선 시 작동하지 않는 구조였다.

갑작스러운 발화와 올해 초 한 달가량 이뤄진 인테리어 공사의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파헤친 조사팀은 인명 피해를 유발한 감지기 미작동 상황에 대해서도 별도 분석했다.

조사팀은 ▲ 공사 전부터 작동 불능이었을 가능성 ▲ 공사로 인해 감지기 내부 장치와 선로 연결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 ▲ 감지기 배선이 먼저 불에 탔을 가능성 등 세 가지 상황을 추정했다.

소방 보고서 속 전기배선의 접속부. 유족 제공
소방 보고서 속 전기배선의 접속부. 유족 제공

공사계획서에는 난방, 수도, 도배 등이 기재됐으나 전기공사는 빠졌다.

이에 대해 인테리어 업체 대표는 조사 과정에서 "깜빡하고 적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단지 소방안전관리 담당자가 조명 배선 공사 여부를 파악하지 못했고, 공사 이후에도 이 세대에 대해서는 관리사무소 차원의 전기 점검도 이뤄지지 못했다.

이 담당자는 조사 과정에서 "등기구 교체 작업 시 등기구와 배선 접속 방식에 따라 전기 면허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작업자들은 면허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당시 공사를 진행한 인테리어 업자 2명과 전기 시공업자 1명 등 3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전기공사업법 위반, 소방시설공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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