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충남지사 ‘희생의 땅’에서 ‘에너지 수도’로 전환 승부수
박수현 충남도지사가 20일 중앙정부에 발전공기업 통합본사의 충남 설치와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의 충남혁신도시 이전을 공식 요청하며 주장한 명분이다.
전국 석탄화력발전의 절반 이상을 책임져 온 충남이 발전공기업 5개사 통합본사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단순히 공공기관 하나를 더 유치하겠다는 차원이 아니다. 40여 년 동안 국가 전력 생산을 위해 감내해 온 환경·재산 피해와 지역경제 희생에 대한 ‘국가적 보상’이 필요하다는 것이 충남의 논리다.
박수현 충남지사는 이날 국회를 찾아 김정호 국회 기후에너지환경위원장과 이소영 여당 간사를 만나 발전공기업 통합본사의 충남 설치와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의 충남혁신도시 이전을 공식 요청했다. 그동안 물밑에서 추진해 오던 통합본사 유치 활동을 공식화하며 본격적인 총력전에 돌입했다.
◇대한민국 전기 절반을 만든 충남
충남은 대한민국 최대 화력발전 벨트다. 한국중부발전(보령), 한국서부발전(태안)을 비롯해 당진화력 등 전국 최대 규모의 발전단지가 밀집해 있다.
현재 전국 석탄화력발전소 52기 가운데 28기(53.8%)가 충남에 있다. 전국 두 기 가운데 한 기 이상이 충남에서 가동되는 셈이다. 발전용량도 전국 5만1985MW 가운데 1만9096MW(36.7%)를 차지한다.대한민국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떠받친 전기의 상당 부분이 충남에서 생산됐다는 의미다.
■ 충남 화력발전 현황
석탄화력발전기 : 전국 52기, 충남 28기(비율 53.8%)
발전용량 : 전국 5만 1985MW, 충남 1만9096MW(비율 36.7%)
현재 발전공기업 본사 : 전국 5곳, 충남 중부·서부발전 2곳(비율 40%)
◇40년 동안 국가를 위해 희생했다
충남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숫자가 아니라 희생의 역사다.
보령과 태안, 당진 주민들은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국가 전력 생산이라는 대의를 위해 발전소를 받아들였다. 그 과정에서 해양오염과 대기오염, 비산먼지, 송전선로 건설에 따른 재산권 제한, 발전소 주변 환경 훼손 등을 수십 년 동안 감내했다.
전기는 수도권과 전국으로 공급됐지만 발전소가 남긴 환경 부담은 지역 주민들의 몫이었다. 충남도 관계자는 “국가가 필요할 때는 발전소를 충남에 집중 배치했고 이제 탄소중립 시대가 되자 가장 먼저 발전소를 없애고 있다”며 “그렇다면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도 국가가 충남을 가장 먼저 배려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는다”고 설명했다.
◇발전소 문 닫자 지역도 흔들렸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정부는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석탄화력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있다.
충남에서는 이미 보령화력 1·2호기와 태안화력 1호기가 문을 닫았다. 2028년까지 추가 폐지 예정인 발전기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19기다. 발전소 폐쇄는 곧바로 지역경제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연구용역에 따르면 충남에서 발전소 14기가 폐지될 경우 생산유발 감소 19조 2080억원, 부가가치 감소 7조 8300억원, 취업 감소 7577명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보령시는 화력발전소 조기 폐쇄 이후 인구 10만명이 무너졌고, 태안군도 발전소 폐쇄 이후 불과 6개월 만에 400명 이상 인구가 감소했다. 충남도는 “에너지 정책 변화의 비용을 특정 지역만 떠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 석탄화력 폐지에 따른 충남 영향
생산유발 감소 : 19조2080억원
부가가치 감소 : 7조8300억원
취업 감소 : 7577명
2028년까지 폐지19기(전국 최대)
◇통합본사는 보상이 아니라 균형
충남은 발전공기업 통합본사가 단순한 기관 이전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석탄 중심 에너지 산업에서 수소와 해상풍력, 탄소중립 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충남이 국가 에너지 정책의 중심축 역할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충남은 이미 대규모 해상풍력단지와 수소산업 육성, 탄소중립경제특별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발전공기업 통합본사가 들어오면 기존 발전산업과 미래 에너지산업을 연결하는 국가 에너지 컨트롤타워 역할도 가능하다는 구상이다.
박수현 지사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지로 지역경제 위축이 어느 지역보다 심각하다”며 “국가 에너지 안보를 위해 오랫동안 희생해 온 충남에 발전공기업 통합본사가 설치될 수 있도록 국회가 적극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충남의 이번 유치전은 단순한 지역 공공기관 유치 경쟁과는 성격이 다르다. 40년 동안 대한민국의 불을 밝히기 위해 발전소를 품어온 지역이 이제는 탄소중립 시대의 새로운 에너지 중심지로 전환할 수 있도록 국가가 응답해야 한다는 요구다. 과거에는 국가 성장의 연료를 공급한 땅이었다면, 앞으로는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을 이끄는 중심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충남이 내세우는 가장 강력한 명분이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네덜란드병](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7/20/128/20260720522091.jpg
)
![[조남규칼럼] 두 ‘嫡統 후계자’에게 없는 한 가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6/29/128/20260629517401.jpg
)
![[기자가만난세상] 치킨집에 호출된 양복저고리](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7/20/128/20260720524392.jpg
)
![[박소란의시읽는마음] 오후를 펼치는 태양의 책갈피](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7/20/128/20260720521923.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