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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명 찾은 아이돌 세계관…Z세대 줄 세운 ‘체험형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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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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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진열하고 판매하던 오프라인 매장이 콘텐츠를 체험하고 사진을 찍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K팝 캐릭터의 세계관을 구현한 팝업스토어부터 피부 고민에 따라 제품을 찾아보는 화장품 매장, 패션과 뷰티·음식을 한 건물에 모은 복합 매장까지 형태도 다양해졌다.

 

무신사 홈페이지 갈무리
무신사 홈페이지 갈무리

온라인에서 상품 정보를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이 ‘구매 장소’에서 ‘방문할 이유가 있는 장소’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유통업계는 이 같은 흐름을 리테일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리테일테인먼트’로 설명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홍대에 있는 IPX의 ‘케이팝스퀘어’는 K팝 아티스트의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공간에 구현한 매장이다.

 

IPX는 2025년 6월 20일 기존 라인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 홍대점을 전면 개편해 케이팝스퀘어를 열었다. 상품 판매뿐 아니라 포토존과 체험 공간을 통해 캐릭터의 이야기와 아티스트의 개성을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회사 집계에 따르면 개점 후 1년간 누적 방문객은 약 100만명이다. 방문객의 약 80%는 전 세계 90여 개국에서 온 외국인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 동안 열린 K팝 캐릭터 IP 팝업은 모두 12차례다. 제로베이스원의 ‘제로니’를 시작으로 지드래곤과 협업한 ‘조앤프렌즈’, NCT DREAM의 ‘드리미즈’, 에이티즈의 ‘마이티즈’,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의 ‘므메미무’ 등이 잇따라 매장을 채웠다.

 

단순히 아티스트의 외형을 캐릭터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아티스트와 함께 캐릭터의 이름과 성격, 관계를 설정하고 이를 팝업 공간의 이야기로 확장한다.

 

플레이브 팝업에서는 캐릭터의 방을 콘셉트로 공간을 꾸미고, 캐릭터의 설정을 반영한 상품과 포토존을 배치하는 방식이다. 팬들은 상품만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세계관 안에 들어온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반응은 예약과 판매 수치에서도 나타났다. 회사에 따르면 일부 팝업의 온라인 사전 예약에는 3만명 이상이 동시에 접속했고, 주요 상품은 출시 닷새 안에 매진됐다. 현장 예약에도 하루 평균 100명가량이 대기했다.

 

IPX는 올해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와 서울 롯데월드몰에 케이팝스퀘어 매장을 추가했다. 오는 24일부터는 그룹 아이들의 캐릭터 IP 팝업도 선보일 예정이다.

 

올리브영은 화장품 매장을 제품을 비교하고 새로운 브랜드를 발견하는 공간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3월 서울 명동에 문을 연 ‘올리브영 센트럴 명동 타운’은 총 3개 층, 약 950평 규모다. 1000여 개 브랜드의 상품 약 1만5000개를 한곳에 모았다. 올리브영 매장 가운데 취급하는 브랜드와 상품 수가 가장 많다.

 

대표적인 체험 공간은 3층의 ‘마스크 라이브러리’다. 시트팩과 모델링팩, 버블팩 등 마스크팩 상품 800여 개를 피부 유형과 기능에 따라 분류했다.

 

브랜드별로 상품을 나열하는 일반적인 진열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자신의 피부 고민을 기준으로 제품을 찾도록 설계했다. 관련 진열 면적은 올리브영 타운 매장 평균보다 10배 이상 넓다.

 

외국인 관광객의 대량 구매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유인 계산대도 22개 설치했다.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응대가 가능한 직원은 해당 국가의 국기 배지를 착용한다.

 

명동의 K뷰티 수요는 기존 점포의 매출에서도 확인된다. 기존 ‘올리브영 명동 타운’은 2025년 올리브영 전체 매장 가운데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 중 외국인 고객이 차지한 비중은 약 95%였다. 올해 개점한 센트럴 명동 타운의 실적과는 별개의 수치다.

 

올리브영은 홍대에서도 팝업 특화 매장인 ‘트렌드팟 바이 올리브영 홍대’를 운영하고 있다. 화장품 신제품과 신진 브랜드뿐 아니라 캐릭터 IP까지 팝업 소재로 활용한다.

 

최근 열린 조앤프렌즈 ‘K-에디션’ 팝업에서는 곤룡포와 갓, 기와 문양 등을 캐릭터와 결합했다. 화장품을 구매하러 온 고객이 캐릭터 조형물과 포토존을 함께 체험하도록 매장의 범위를 넓힌 것이다.

 

무신사는 패션에 뷰티와 식음료, 체험 콘텐츠를 결합했다.

 

지난 4월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는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약 2000평 규모로 조성됐다. 입점 브랜드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와 해외 브랜드 등 1000여 개에 달한다.

 

2층에는 약 146평 규모의 무신사 뷰티 첫 오프라인 매장이 들어섰다. 4층에는 떡볶이와 베트남 음식, 커피 등을 판매하는 식음료 공간 ‘푸드가든’을 배치했다. 매장 안에서 패션 제품을 둘러본 뒤 화장품을 체험하고 식사까지 할 수 있도록 동선을 구성했다.

 

노래방을 활용한 체험 공간과 상품 뽑기, 의류 마킹 서비스 등도 운영한다. 상품 종류를 늘리는 방식보다 고객이 매장에 머무는 동안 할 일을 늘리는 전략이다.

 

개점 초기 흥행은 매출로 이어졌다. 무신사에 따르면 4월 24일부터 6월 13일까지 50일 동안 누적 거래액은 70억원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외국인 구매액은 약 30억원으로 전체의 40% 이상이었다.

 

외국인 비중은 최근 들어 더 높아졌다. 6월 7일부터 13일까지 일주일간 외국인 구매 비중은 평균 56%였고, 6월 9일에는 하루 구매 고객의 66%가 외국인으로 집계됐다.

 

디자이너 브랜드 편집숍인 ‘무신사 엠프티 성수’도 외국인 수요가 늘고 있다. 2025년 1월부터 6월 23일까지 외국인 거래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1% 증가했다. 전체 판매액 중 외국인 비중은 약 56%였다. 다만 해당 수치는 부가가치세 환급을 신청한 텍스프리 구매를 기준으로 집계됐다.

 

유통업계가 체험 콘텐츠를 강화하는 것은 온라인 쇼핑과 다른 방문 동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가격과 상품 정보만으로는 온라인 플랫폼과 차별화하기 어렵지만, 현장에서만 볼 수 있는 팝업과 한정 상품, 포토존은 소비자를 매장으로 불러들이는 장치가 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좋은 상권에 매장을 내고 상품을 다양하게 갖추는 것이 오프라인 경쟁력으로 꼽혔다”며 “최근에는 고객이 매장에 얼마나 오래 머물고, 사진이나 영상을 공유하며 다시 방문하게 만드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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