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한 살 낮추자는 결론이 나왔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추가로 연령 하향 필요성을 제기하며 시민 여론을 들어보라고 제안했다. 첫 번째 시민참여단이 한 살 하향이 가장 적합하다고 결정했고 숙의 후 연령 낮추는 것을 재고해야한다는 비율도 늘어난 만큼 제도개선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논의할 2차 공론화에 법무부가 전면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평등가족부가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낮추는 내용의 제안을 발표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추가 논의를 지시한 후속조치다.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특정 범죄에 대해서만 한 살 낮추자는 것은 너무 미약하다는 취지로 언급하고 이를 토대로 한 번 더 토론해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여론조사도 해보자고 지시했다.
다만 1차 시민참여단의 숙의 결과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와는 조금 달랐다. 1차 시민참여단은 학습·숙의 후 55.8%가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13세로 낮추자고 의견을 냈다. 12세로 낮추자는 의견은 23.9%, 11세로 낮추자는 의견은 7.9%로 소수였다. 13세로 대다수의 의견이 모인 상황에서 이와 관련한 추가적인 논의가 의미가 있겠냐는 지적이다.
학습 이후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현행 수준으로 유지해야한다는 의견도 늘어났다. 현행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온·오프라인 학습과 숙의토론회 이후 증가했다. 시민참여단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전조사에서 현행 유지에 찬성하는 비율은 5.7%에 불과했지만 조사 이후 3배 넘게 증가했다. 모든 범죄에 대해 일괄 하향하자는 의견도 7.1%포인트 줄었다.
또한 숙의토론회 참여 이후 ‘촉법소년에 대해 처벌보다 범죄예방 지원책이 우선돼야 한다’는 인식이 가장 큰 상승폭(3.7점→4.2점)을 보였고 ‘과거에 비해 촉법소년이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다’는 인식이 가장 큰 하락 폭(4.2점→3.9점)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참여단에서 숙의에 참여했던 A씨는 인터뷰를 통해 “촉법소년이 제재 받지 않는다고 알고 있었지만 학습을 통해 절차와 처분 내용에 대해 세세하게 알게 됐다”며 “촉법소년에 대한 막연한 인식과 편견을 깨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만 12세 이상 소년은 최대 2년, 10세 이상은 최대 6개월 소년원 송치가 가능하다. 이들이 만 14세였다면 기소유예가 돼 처벌 없이 끝났을 수 있지만 나이가 어려 소년원에 가게 되는 경우도 있다.
B씨 역시 “촉법소년 연령조정이 단편적인 문제가 아님을 알게 됐고 예방·교육 등 제도개선의 중요성을 체감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역시 연령 하향과 중대범죄 종류 등을 재논의하는 수준에서는 2차 공론화가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보호시설을 개선하고 학대·방임 상태에 있는 소년사범들을 위한 제도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배상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괄 13세로 낮추는 게 입법적으로 깔끔할 수도 있어서 염두에 둔 정책적 발언이 아니었다 싶다”면서도 “이전에 논의됐던 피해자 보호 조치와 소년 비행 예방 관련 위탁 감호시설 예산을 확충해서 비행력이 높아지지 않도록 교육·치료 프로그램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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