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시 당대표였던 무소속 한동훈 의원과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대구시장이 의원들의 행동 방침을 두고 충돌했다는 법정증언이 나왔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은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한성진) 심리로 열린 추 시장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사건 공판에서 한 의원이 ‘의원들이 즉시 국회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추 시장은 “중진 의원들이 당사에 올 때까지 기다리자”고 맞섰다고 증언했다. 서 의원은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접한 즉시 국회에 갔으나 경찰의 통제로 출입이 막혀 그대로 당사로 갔다고 설명했다. 당사에 한 의원은 이미 와 있었고 곧 추 시장도 도착했다고 했다.
내란 특별검사팀(특검 조은석)이 한 의원의 저서를 인용하며 “한동훈은 국회에 신속하게 가자고 한 반면 추경호는 중진 의원들이 당사로 올 테니 그들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대화를 나눈 사실이 있나”고 묻자 서 의원은 “국회로 가자, 아니다, 상황을 더 알아보자, 이런 식의 이야기들이 있었다”고 답했다.
서 의원은 이어 “당장은 국회가 봉쇄됐으니 조금 더 의논해서 가자는 원내대표의 의견과 이것(비상계엄)은 불법적이니 국회에 들어가자는 대표 입장이 있었다”며 “논쟁하다가 국회 출입이 가능해졌다고 해서 함께 국회로 갔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에 “피고인(추경호)이 당사에 도착했을 때부터 국회 봉쇄가 일부 풀려 들어갈 수 있던 상황으로 확인되는데, 중진 의원들을 기다리자는 의견 교환이 있어서 출발이 늦어진 것 아닌가”라고 추궁했고, 서 의원은 “출입이 가능한지 알아보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려 늦게 들어갔을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국민의힘 의원 중 불법적 비상계엄에 찬성한 사람은 없었다”며 “단지 조금 더 알아보고 조치하자는 시각과 불법이니 바로 조치해야한다는 시각에서 차이가 있었다”고 했다.
서 의원은 한 의원과 추 시장이 국회에 들어간 후에도 집결 장소를 두고 맞섰다고 했다. 한 의원은 본회의장 옆 휴게실에, 추 시장은 원내대표실에 각각 자리 잡고 서로에게 자신이 있는 곳으로 오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자신이 추 시장에게 직접 전화해 본회의실 쪽으로 오라고 말하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서 의원은 “당 대표가 여기 계시니 원내대표실에 있지 말고 와서 같이 의논하자고 말했는데, 원내대표는 ‘휴게실은 민주당 의원도 왔다 갔다 하고 시끄러우니 오히려 원내대표실에서 논의하자’고 얘기했다”며 “결론이 나지 않은 채 통화가 끝났다”고 했다.
반대신문에 나선 추 시장 측은 계엄 선포 직후 ‘한동훈 체포조’가 돌아다니고 있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한동훈 당시 대표는 본인이 가장 안전한 곳이 국회 본회의장이니 그쪽으로 오라고 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서 의원은 “그렇게 해석하면 안 된다”며 “국회의원에게 가장 안전한 곳이 국회고 업무를 수행하는 곳이 국회이니 국회로 가자고 한 것인데, 그게 왜 잘못됐다고 얘길 하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시장의 변호인이 “국회에 남아서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이 뭐였냐”고 묻자 서 의원은 “왜 할 게 없다고 생각하는가. 당사에 가선 뭘 할 수 있겠나. 국회에서 저항이라도 하고 국회를 지키고 있어야지”라고 말했다.
추 시장은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계엄에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뒤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해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추 시장이 의도적으로 동료 의원들의 표결 참석을 방해했다고 보고 지난해 12월 그를 불구속기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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