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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량 독감 백신, 심부전 입원 21% 낮췄다… “감염 예방 넘어 심혈관 보호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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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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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겨울 인플루엔자(독감) 국가예방접종에 사용할 백신 물량 확보에 나선 가운데, 고령층 접종 전략이 단순 접종률을 높이는 데서 벗어나 중증 예방 효과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5세 이상 독감 백신 접종률은 이미 80%를 웃돌지만 입원과 사망 부담은 여전히 고령층에 집중돼 있어, 면역노화를 고려한 고용량·고면역원성 백신 도입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고용량 백신의 효과가 독감 예방에 그치지 않고 심부전 등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임상적 의미도 커지고 있다.

 

1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4~2025절기 65세 이상 독감 백신 접종률은 81.6%에 달했다. 그러나 같은 절기 독감 입원환자 가운데 65세 이상 비율은 52.4%로 절반을 웃돌았다.

 

65세 이상 독감 백신 접종률은 이미 80%를 웃돌지만 입원과 사망 부담은 여전히 고령층에 집중돼 있어, 면역노화를 고려한 고용량·고면역원성 백신 도입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65세 이상 독감 백신 접종률은 이미 80%를 웃돌지만 입원과 사망 부담은 여전히 고령층에 집중돼 있어, 면역노화를 고려한 고용량·고면역원성 백신 도입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처럼 독감은 흔히 며칠 앓고 지나가는 계절성 호흡기질환으로 인식되지만, 고령층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독감에 감염되면 전신 염증 반응과 혈전 형성이 증가하고 심장 부담이 커지면서 기존 심부전이 악화하거나 급성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는 독감이 질환 악화의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초고령사회에서는 접종률보다 실제 중증과 입원, 사망을 얼마나 줄였는지가 더 중요한 정책 지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령층의 면역 특성과 기저질환을 고려해 백신 종류를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용량 독감 백신은 표준용량보다 항원량을 4배 높여 면역기능이 저하된 고령층에서도 더 강한 면역반응을 유도하도록 개발됐다. 면역기능이 저하된 고령층에서도 더 강한 면역반응을 유도해 독감 감염과 중증 합병증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최근엔 고용량 백신을 접종한 65세 이상 고령층은 표준용량 백신을 맞은 고령층보다 심부전 등 심혈관질환으로 입원할 위험이 더 낮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도 나왔다. 미국심장협회(AHA) 학술지 ‘서큘레이션(Circulation)’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46만6320명을 대상으로 한 통합분석 결과 고용량 독감 백신 접종군은 표준용량 백신 접종군보다 전체 심혈관질환 입원 위험이 6.6% 낮았다. 특히 심부전 입원 위험은 21.3% 감소해 주요 심혈관 평가지표 가운데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진은 덴마크와 스페인에서 진행된 두 건의 무작위 임상시험 자료를 통합 분석했다. 기존에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 말초혈관질환 등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던 고위험군에서도 고용량 백신은 전체 심혈관질환 입원 위험을 약 7%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 연구진은 심혈관질환 환자는 기본적인 입원 위험이 높은 만큼, 같은 상대적 감소 효과라도 실제 예방되는 입원 건수는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주요국들은 이미 면역노화를 고려한 고령층 맞춤형 예방접종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미국은 65세 이상에게 고용량·보강제 백신 등 고면역원성 백신을 우선 권고하고 있으며, 유럽 일부 국가와 일본도 고령층 대상 고면역원성 백신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국가예방접종사업은 여전히 표준용량 백신 중심으로 운영된다. 고용량 독감 백신은 국내 허가를 받아 사용되고 있지만 국가 지원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아 희망자는 비용을 부담해 접종해야 한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고용량 독감 백신의 의미는 독감 예방 효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독감이 심혈관질환 악화의 촉매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심부전 입원 감소는 고령층 건강을 보다 폭넓게 보호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독감 백신을 감염 예방 도구로만 생각했다면 이제는 심혈관질환 악화와 입원을 줄이는 보호 전략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심부전이나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병력이 있는 65세 이상 고위험군에서는 보다 강한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고용량 백신이 중요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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