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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유창하게 구사할 수록 뇌 나이 최대 13년 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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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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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언어 구사자일수록 ‘젊은 뇌’ 유지
사진은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기사를 분석해 생성한 가상 이미지
사진은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기사를 분석해 생성한 가상 이미지

여러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할수록 뇌의 노화 속도가 눈에 띄게 늦춰진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사용하는 언어의 수가 많고 제2언어 습득 시기가 빠를수록 뇌 신경망의 연결성이 강하게 유지되는데, 이는 뇌 활동으로 추정한 뇌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최대 13년까지 젊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 다언어 구사할수록 뇌 나이 최대 13년 젊어

 

스페인 산세바스티안 소재 바스크 인지 뇌 언어 센터의 루시아 아모루소 박사 연구팀은 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신경과학회연맹 포럼 2026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다언어 구사와 뇌 연령 사이의 상관관계를 추적했다. 분석 결과 2개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의 뇌는 단일 언어 사용자보다 뇌 나이가 약 6년 더 젊었다.

 

3개 언어 구사자는 약 7년 더 젊었다. 4개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무려 13년이나 뇌 노화가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복잡한 언어 데이터를 처리하는 능력이 뇌의 생물학적 노화를 방어한 것이다.

 

◆ 뇌자도검사와 AI로 정밀 분석한 뇌 노화 시계

 

사람의 뇌에는 평균 860억개의 뉴런이 존재한다. 이들을 잇는 시냅스 연결은 100조에서 1000조개에 이른다.

 

나이가 들면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성이 약해진다. 이는 결국 기억력 감퇴와 사고 속도 저하를 유발한다.

 

연구팀은 연령과 언어 능력이 다양한 728명의 뇌 활동을 뇌자도검사로 측정했다. 뇌자도검사는 뇌세포가 활동할 때 생기는 미세한 자기장을 포착하는 정밀 측정 방식이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뇌 노화 시계를 구축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해 연령대별 정상 뇌 연결성 수준을 계산했다. 이후 별도로 선정된 144명을 대상으로 실제 나이와 추정된 뇌 나이를 비교 분석했다.

 

이 표본 집단은 1개에서 4개 언어 구사자가 각각 동일한 비율로 구성됐다. 조사 대상은 스페인어, 바스크어, 프랑스어, 영어 등 여러 언어를 일상적으로 혼용하는 스페인 바스크 지역 주민들이었다.

 

◆ 뇌 노화 방지의 핵심은 언어 경험의 깊이와 기간

 

외국어 학습이 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단순히 언어의 개수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아모루소 박사는 “간단히 말하면, 더 많은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은 실제 나이에서 예상되는 것보다 더 젊어 보이는 뇌를 가진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효과는 구사하는 언어의 수에만 관련된 것이 아니었다. 더 높은 언어 숙련도와 더 이른 제2언어 습득도 뇌 노화 지연과 관련이 있었다”며 “단순히 이중언어 사용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언어 경험의 깊이와 기간의 문제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뇌신경과학계에서 다언어 구사가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인지 예비능’ 이론으로 설명된다.

 

새로운 언어의 어휘와 문법 체계를 학습하고 이를 번갈아 사용하는 과정은 뇌의 전두엽과 두정엽 피질을 지속적으로 자극한다.

 

이 과정에서 뇌의 백질 무결성이 강화되고 신경망의 구조적 밀도가 높아져, 노화나 질환으로 뇌세포 일부가 손상되더라도 우회적인 신경 경로를 통해 정상적인 인지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방어력이 형성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번 연구는 칠레 아돌포 이바녜스대 라틴아메리카 뇌건강연구소, 아르헨티나 산안드레스대 인지신경과학센터, 아일랜드 트리니티칼리지 더블린의 글로벌 뇌건강연구소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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