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을 맞은 대학가에 낭만이나 스펙 대신 실속을 챙기려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고물가 흐름 속에서 대학생 상당수의 아르바이트 목적이 생활비와 목돈 벌기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다만, 시장은 이들의 바람과 다소 괴리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지난달 대학생 26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6.5%가 여름방학에 아르바이트를 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학년별로 살펴보면 취업 전선에 가까울수록 아르바이트 계획률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대학 생활을 시작한 1학년의 알바 계획률이 93.5%로 가장 높았고, 졸업을 앞두고 본격적인 취업 준비에 나서야 하는 4학년은 75.0%로 전 학년 중 가장 낮았다. 2학년과 3학년은 각각 82.5%, 89.4%의 비율을 보이며 높은 아르바이트 구직 의사를 나타냈다.
이들이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이었다.
복수응답 기준으로 전체 응답자의 47.8%가 ‘하반기에 필요한 용돈과 목돈 등을 미리 마련하려고’를 이유로 선택했다. 이어 ‘방학이나 휴가 등으로 여름에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가 43.5%로 뒤를 이었다. ‘당장 필요한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라는 절박한 응답도 33.5%다.
과거 방학 알바의 주요 동기 중 하나였던 경험적 측면은 외면 받았다. ‘여름 시즌에만 할 수 있는 알바를 경험해보고 싶어서’라는 답변은 7.8%에 그쳤다. 이색 경험 같은 추상적인 가치보다 실리적 목적이 우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경향은 아르바이트 선택 조건에도 영향을 줬다. 구직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조건 1위는 ‘급여(36.1%)’다. 이어 △근무지(25.2%) △업·직종(11.3%) △업무 강도(8.7%) △복리후생(7.0%) 순이었다.
대학생들의 구체적인 희망 급여 수준도 조사됐다. 응답자들이 원하는 시급은 평균 1만1595원이다. 올해 법정 최저시급인 1만320원보다 약 12% 높은 수준으로 고물가 상황을 반영한 눈높이로 보인다.
선호하는 근무 기간은 방학을 투자할 수 있는 ‘1개월~3개월(56.5%)’이 가장 많았다.
선호하는 업·직종은 ‘매장관리·판매’가 복수응답 기준 54.3%로 1위에 올랐다. ‘카페·디저트’도 49.6%로 높은 선호도를 증명했다. 행정 업무를 배울 수 있는 관공서(34.3%)나 사무보조(27.0%)에 대한 관심도 이어졌다.
반면 전통적인 여름 특수 업종인 워터파크(13.0%)나 호텔·리조트(9.1%)는 상대적으로 낮은 선호도를 보였다.
다만, 실제 구직 시장의 문턱은 차가웠다.
알바천국이 6일 기준 ‘여름방학 알바 채용관’에 게재된 시급제 공고를 전수 분석한 결과, 공고들의 평균 시급은 1만805원으로 조사됐다.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원하는 희망 시급인 1만1595원보다 790원이나 낮다. 바라는 급여와 시장 제공 임금 사이에는 명확한 괴리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아울러 실제 채용 시장은 법정 하한선에 단단히 묶여 있었다. 여름방학 알바 채용관에 올라온 전체 시급제 공고 중 법정 최저시급만 지급하는 공고 비중이 약 68%로 조사됐다.
한 HR업계 관계자는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급여를 기대했던 대학생들에게는 씁쓸한 현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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