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조달 실패 땐 청산
직원 1.3만명·납품사 ‘벼랑’
정부, 4400억 유동성 지원
법원의 기업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벼랑 끝에 몰린 홈플러스의 운명이 2주 안에 판가름난다. 이 기간에 최소 2000억원 규모의 신규 운영자금을 확보하거나 새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 파산 절차를 밟게 된다. 파산이 현실화하면 홈플러스 임직원 등 1만3000여명이 일자리를 잃고, 입점·납품업체들의 연쇄 도산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자금 조달에 실패할 경우 결국 법원에 파산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재판장 정준영)는 지난 3일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폐지를 결정했다. 지난해 3월4일 홈플러스의 회생절차가 개시된 지 1년4개월 만이다. 재판부는 “인수·합병이 이뤄지지 않은 채 영업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매출이 감소하는 반면 급여와 물품대금 채무, 조세 등 공익채권이 급증하는 상황”이라면서 “회생계획안을 수행하려면 최소 약 2000억원이 필요함에도 현재까지 조달되지 않았다”며 회생계획안의 수행 가능성이 없음을 회생절차 폐지 사유로 밝혔다. 홈플러스나 채권자들은 14일 이내에 즉시 항고할 수 있고, 항고 기간 마지막날 17일은 공휴일이라 실제 마감일은 20일이다. 이때까지 홈플러스가 2000억원 확보나 인수자 찾기에 실패해 항고하지 못할 경우 법원이 파산을 선고하고 자산 처분 및 청산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홈플러스가 보유한 자가 점포 62개는 메리츠에 신탁 담보로 잡혀 있다. 메리츠는 2024년 홈플러스의 부동산과 유형자산을 담보로 선순위 대출 1조3000억원을 내어 줬다. 메리츠는 담보 점포들을 처분해 원리금 회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임직원과 협력업체는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다. 지난달 말 기준 홈플러스 직원은 1만2000명가량이고, 경비·청소·시설관리 용역업체 직원 등이 1000명 정도로 알려진다. 입점·협력업체와 그 종사자들까지 포함하면 수만명이 실직과 도산 위협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홈플러스 납품 중소기업·소상공인 중 15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7억7400만원의 납품 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홈플러스 임금 체불 피해 근로자에게 1인당 최대 2100만원까지 체불 임금 대지급금을 지급하고, 1인당 1000만원 한도까지 체불액 범위에서 연 1.5% 저금리로 생계비 융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를 주요 거래처로 한 중소 협력업체에는 4400억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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