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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박기’ vs ‘찍어내기’ 반복되는 인사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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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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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9기 신·구 권력 갈등 점화
전임 임명 공공기관 수장
“법적 임기 보장” 사퇴 거부
일부 지자체만 임기연동제
선임까지 두 달… 업무 차질

민선 9기 광역단체장이 취임했지만 전임 단체장이 임명한 공공기관과 출자·출연기관장(산하 기관장)들이 임기보장을 요구하며 사퇴를 거부하고 있어 신구 권력 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또 지방자치단체 산하 기관장을 선임하는 데 최소 두 달 이상 걸리면서 최종 결정권자 부재로 주요 정책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

5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국 광역지자체는 2022년 지방선거 이후 단체장 임기 종료 시 산하 기관장의 임기도 함께 만료되는 임기연동제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현재 임기연동제는 부산과 대구, 인천, 대전, 울산, 경기, 충남, 경남 8곳에서 시행되고 있다. 조례가 제정된 인천시는 7월1일부터 시행하고 세종특별시는 조례안을 발의했으나 폐기된 상태다. 서울, 강원, 세종, 충북, 전북, 경북, 제주 등 7곳과 7월 출범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조례가 제정되지 않았다.

임기연동제를 조례로 시행하고 있지만 전임 단체장의 알박기 인사와 신임 단체장의 사퇴종용 압박, 그에 따른 법적 공방 등이 단체장 교체기마다 반복되고 있다. 잔여 임기가 남아있는 기관장의 경우 강제로 사퇴를 유도하기는 쉽지 않다. 대법원의 판례를 보면 정당한 사유 없이 잔여임기가 남아있는 산하기관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행위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적용해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다. 단체장이 바뀐 인천시는 박찬대 시장이 당선 직후 기관장의 거취 정리를 압박했지만 사퇴한 사례는 없다.

이런 법적 제약 때문에 강제 사퇴 요구는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신임 단체장은 취임 후 산하기관장의 사표를 일괄 받아 입맛에 맞게 선별 수리하는 편법을 쓰고 있다.

 

심지어 감사위원회를 동원해 표적감사로 망신 주기나 찍어내기로 단체장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영남권 한 광역단체는 6·3지방선거 직후 모든 산하기관에 대해 감사를 벌이고 있다. 감사 이유는 산하기관의 경영 등 전반적인 점검을 통해 민선 9기 방향을 잡는다는 데 있다. 하지만 지방선거 기간 상대 후보를 돕거나 자신의 선거에 도움을 주지 않는 기관장을 걸러내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산하기관장 교체 시기에는 기관의 경영 공백으로 하반기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 조례에 따라 기관장이 지난달 30일 사퇴를 했더라도 기관장을 선임할 때까지는 임원추천위원회 구성과 채용 공고, 의회 인사청문회 등을 감안하면 적어도 두 달 이상 걸린다.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기관장의 선임은 수개월이 소요된다.

 

이서연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원은 “지자체장의 선거 결과와 산하기관장의 임기 불일치로 인한 정책 엇박자와 행정공백은 오랜 기간 비효율의 원인으로 지적됐다”며 “일부 지자체가 조례를 제정해 신구 권력 간 부작용을 해소하려 하고 있지만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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