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피핀의 한 소녀는 매일 방과후 수영선수 출신 어머니와 테니스광 할아버지와 함께 테니스 라켓을 잡고 훈련했다. 눈에 띄었던 그는 12세에 스페인 마요르카의 나달 테니스 아카데미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2005년생 알렉산드라 이알라의 성장기다.
스페인에서 각성하며 세계랭킹 32위까지 오른 이알라가 2026 윔블던 테니스대회(총상금 6420만파운드)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알라는 5일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3회전에서 지난해 챔피언 이가 시비옹테크(3위·폴란드)를 2-0으로 (7-6 <11-9> 6-2)로 꺽는 파란을 일으켰다. 앞서 오픈 시대 필리핀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3회전에 오른 이알라는 16강 고지까지 밟으며 또 한 번 새 역사를 썼다.
2022년 US오픈 주니어 여자 단식 우승으로 이름을 알린 이알라는 2025년 3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마이애미오픈 당시 세계랭킹 140위로 와일드카드 출전해 8강에서 시비옹테크를 꺾고 4강까지 오르며 전환기를 맞았다.
이알라는 같은 해 이스트본 대회에서는 필리핀인으론 처음으로 WTA 투어 대회 결승에 진출했고, US오픈에서는 필리핀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 대회 단식 승리를 따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발표한 ‘2026년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알라의 모자에는 타갈로그어로 좌우명인 “한번 자라기 시작하면, 더는 멈추지 않는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는 필리핀의 국화인 ‘삼파기타’ 꽃이 피어나는 모습을 묘사한 것이다. 이알라는 16강 진출 뒤 “많은 메이저 대회를 우승한 선수에게는 이번 성과가 작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리핀에서 어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훈련한 나에겐 오늘 승리가 세상의 전부”라고 말했다. 또한 “감정적으로 됐다고 해서 만족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음 16강전으로 가보겠다. 가자!”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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