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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정상회의 앞두고 독해지는 트럼프… 독일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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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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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위비 지출, 미국만 일방적 희생”
유럽의 낮은 기여도 꼬집으며 “말도 안 돼”
메르츠, 통화에서 “독일 중요한 역할” 해명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럽 동맹국들을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미국에 이은 나토 역내 2위의 경제 대국 독일이 트럼프의 표적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는 3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토 주요 회원국들이 동맹 방어에 쓴 금액을 비교하는 그래픽을 올렸다. 지난 2일 “2014년부터 2025년까지 미국 등이 나토에 지출한 비용”이라며 올린 게시물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4년부터 2025년까지 나토 회원국들이 지출한 금액”이라며 SNS에 게시한 그래픽. 미국은 10년간 9990억달러(약 1530조원)을 쓴 반면 유럽 동맹국들은 그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돼 있다. 트럼프 SNS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4년부터 2025년까지 나토 회원국들이 지출한 금액”이라며 SNS에 게시한 그래픽. 미국은 10년간 9990억달러(약 1530조원)을 쓴 반면 유럽 동맹국들은 그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돼 있다. 트럼프 SNS 캡처

해당 그래픽에 따르면 미국이 9990억달러(약 1530조원)를 쓰는 동안 영국은 그 10분의 1도 안 되는 905억달러(138조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프랑스는 665억달러(102조원), 이탈리아는 488억달러(75조원), 폴란드는 443억달러(68조원)이었다.

 

트럼프는 그래픽에 첨부한 글에서 “관계가 상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만 일방적 지출을 계속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Ridiculous)”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나토 유럽 동맹국들을 향해 “그들은 우리 곁에 없었다”고 일갈했다. 미국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 능력 제거를 목표로 이란과 전쟁을 하는 동안 유럽은 미국을 돕지 않았다는 점을 재론한 셈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미국의 유럽 동맹국들 가운데 경제 규모가 가장 큰 독일이 비교 대상에서 빠져 있다는 점이다. 독일은 1990년대 초 동서 냉전 종식 이후 국방비 지출을 대폭 줄였으나,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방위력 증강에 나섰다. 그런 독일이 이탈리아나 폴란드에도 밀렸다는 점은 솔직히 납득이 안 가는 대목이다.

 

미국·이란 전쟁 개시 후 한동안 독일과 미국의 관계는 괜찮았다. 트럼프는 올해 3월 백악관을 방문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을 돕지 않는 다른 유럽 국가들을 헐뜯으면서도 독일을 향해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런데 전쟁이 장기화하며 메르츠가 미국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한 뒤 둘 사이는 틀어졌다. 메르츠는 “미국에 전략이 없다”, “미국이 이란에 농락을 당하고 있다” 등 표현을 썼다.

지난 3월 미국을 방문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왼쪽)가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전 트럼프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3월 미국을 방문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왼쪽)가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전 트럼프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는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약 3만6000명 규모의 주독미군 중 5000명 이상의 병력을 독일에서 빼내 다른 곳에 재배치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안보를 미국에 의존해 온 독일 등 다수 유럽 국가들 정부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당장 오는 7, 8일 이틀 일정으로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나토 정상회의가 열린다. 메르츠는 최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 등을 베를린으로 불러 모아 트럼프의 국방비 증액 압력에 어떻게 대처할지 의논했다.

 

이날 메르츠는 트럼프와 전화 통화도 했다. 명목은 미국의 250주년 독립기념일(7월4일)을 축하하기 위해서라고 했으나, 실은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독일 정부의 방위 예산 증액 노력을 설명하는 것이 목표였다. 통화 후 독일 정부 대변인은 “메르츠 총리는 독일이 유럽 안보에 더 큰 책임을 지고 있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했다”며 “두 정상은 나토 회의에서 논의를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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