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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장례식날 미국은 건국 250주년 '트럼프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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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이상 전쟁 치른 미-이란, '생일'과 '장례'의 극명한 대조 풍경
거의 일주일간 하메네이 장례식 진행…대미 항전 의지 고취하려는 의도
영국왕 지배서 독립 선포한 날 '노킹스' 시위 촉발한 트럼프가 주인공

휴전 기간을 포함해 100일 넘는 전쟁을 치르며 맞섰던 미국과 이란이 4일(현지시간) 대조적인 하루를 보낸다.

이란에서는 제2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식을 시작하는 애도의 날이지만, 미국으로서는 건국(영국으로부터의 독립) 250주년을 기념하는 축제의 날이다.

트럼프 사진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진. AP연합뉴스
트럼프 사진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진. AP연합뉴스

전쟁을 치른 두 나라 중 한쪽(이란)은 장례를, 다른 한쪽(미국)은 250돌 생일을 자축하는데, 특히나 이란의 장례가 미국·이스라엘의 공격 첫날(2월28일) 폭사한 알리 하메네이에 대한 의식이라는 점은 의미심장한 '택일'로 보인다.

이란에서 대미 항전 의지를 국민들에게 고취할 수 있는 의식이 미국의 최대 국경일에 맞춰 시작된다는 점에서다.

하메네이 장례식은 4일부터 이틀간 일반 시민들이 테헤란 모살라에 안치된 그의 관 앞을 지나며 추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6일엔 이란 중부 종교도시 곰으로 옮겨 조문 행사를 이어가고, 7일은 이라크의 시아파 성지 카르발라를 비롯해 바그다드, 나자프에서 장례식이 엄수된다.

이란 북동부의 시아파 성지이자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고향인 마슈하드의 이맘 레자 성지에서 9일 열리는 매장 행사로 장례 일정이 모두 마무리된다.

같은 날인 4일 오후 미국은 워싱턴 DC의 링컨기념관과 워싱턴기념탑을 잇는 잔디 광장인 내셔널몰에서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인 '미국에 바치는 헌사'(Tribute to America)를 개최한다.

북미의 영국령 13개 식민지 대표들이 1776년 7월4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제2차 대륙회의에서 '신으로부터 받은 절대권력'을 주장하는 영국 왕(조지 3세)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독립한다는 내용의 '독립선언서'를 발표한 지 250주년이 된 날을 기념하는 것이다.

독립선언서는 '만인은 평등하게 창조'됐고, 개인은 생명과 자유, 행복추구권을 창조주로부터 부여받았으며, 이 권리를 담보하기 위해 정부를 수립하고, 그 정부의 정당한 권력은 국민의 동의로부터 나온다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인류사적으로도 중대한 의미를 갖는 신생 민주주의 국가의 실험이 시작된 시점을 기억하고, 세계 최강대국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미국의 현재를 축하하는 것이 이번 건국 250주년 행사의 취지라고 할 수 있다.

이날 미 공군기들의 편대 비행과 에어쇼, 대규모 군악·의장대 공연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연설이 오후 9시45분부터 진행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직후인 오후 10시 30분에서 11시 사이에는 역대급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주최 측은 85만발의 폭죽을 약 40분간 쏘아 올려 불꽃놀이와 관련한 기네스 세계기록을 경신한다는 구상이어서 축제의 분위기는 자정에 가까이 갈수록 절정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 탓에 연설 행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될지 의문이 제기됐지만, 이번 행사를 '트럼프 집회'(Trump Rally)로 이름붙인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긴 연설을 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그런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시행한 대대적 관세 부과와 국경통제 강화, 주식시장 활황 등을 자신의 '치적'으로 홍보하며 11월 중간선거(연방 상·하원 의원 등 선출) 유세를 방불케 하는 정치적인 연설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영국 왕의 지배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지 250주년을 맞이한 상황에서, '선'을 자주 넘는 권력 행사로 인해 '노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의 대상이 되어온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대표해 연설하는 상황은 아이러니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수도 워싱턴 DC의 기념행사뿐 아니라 4일 미 최대도시 뉴욕시 인근 앞바다에서는 주요 동맹국 해군 함정이 참가하는 국제관함식과 대형 범선 퍼레이드도 펼쳐지는 등 전국 각지에서 축하 및 기념 행사가 열린다. 다만 미국 동부를 강타 중인 폭염이 이런 행사들의 정상 개최에 변수가 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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