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내연기관차가 주도하던 수입차 시장의 중심축이 올해 상반기 미국·중국 전기차(EV)로 크게 이동했다. ‘수입차 1위’를 달리고 있는 미국 테슬라의 강세에 중국 BYD가 약진하면서 수입차 판매량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다만 하반기에는 BYD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제외와 테슬라의 가격 인상 등 시장 변수가 예고돼 있어 이를 기회로 삼으려는 경쟁 브랜드들과의 시장 점유율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모델Y’ 돌풍…수입차 10대 중 3대는 테슬라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6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18만4032대로 전년 동기 대비 33.2% 증가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성장을 이끈 건 테슬라였다. 테슬라는 상반기에만 5만6139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192.2% 늘었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5만9916대)에 맞먹는 실적을 반년 만에 거둔 것이다.
시장 점유율은 13.9%에서 30.5%로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신규 등록된 수입차 10대 중 3대는 테슬라였던 셈이다. 반면 기존 수입차 시장을 주도하던 BMW(21.3%)와 메르세데스-벤츠(16.2%) 등 독일 브랜드의 점유율은 다소 하락했다.
상반기 수입 전기차 등록 대수는 8만379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8.5% 급증했다. 상반기 전체 수입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은 45.5%를 기록했고, 특히 6월 한 달간은 51.1%로 집계돼 월간 기준 처음으로 과반을 넘어섰다.
단일 모델 베스트셀링카 역시 테슬라의 ‘모델Y’가 차지했다. 모델Y는 상반기에 4만3359대가 판매되며 2위 BMW 5시리즈(1만1837대)와 3위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1만1820대)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단일 모델이 전체 수입차 시장의 약 4분의 1을 점유한 셈이다. 여기에 ‘모델3’ 역시 판매 순위 4위(8861대)에 오르며 브랜드 강세를 뒷받침했다.
중국 BYD도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BYD는 상반기 1만1675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807.9% 증가해 수입차 브랜드 4위에 올랐다. 반년 만에 작년 연간 판매량(6107대)의 2배 가까운 실적을 낸 것이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4511대)과 ‘씨라이언 7’(4477대)이 각각 판매 순위 5위, 7위를 차지했다.
◆보조금·가격 변동 변수…하반기 점유율 각축전
다만 상반기 성장세가 하반기에도 동일하게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체계 개편과 각 브랜드의 신차 출시, 가격 정책 변화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의 올해 하반기 전기차 보조금 지침(보급사업 수행자 평가)에 따라 BYD는 국내 공급망 기여도와 사후관리(A/S) 역량 기준 미달로 승용 부문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기존의 가격 경쟁력 유지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테슬라는 보조금 자격을 유지했지만 최근 일부 차종 가격을 최대 700만원까지 기습 인상하며 소비자 구매 장벽이 다소 높아졌다.
국산 완성차 업계는 이러한 수입 전기차의 악재를 기회로 보고 반격에 나설 방침이다. 최근 현대차는 연식 변경 모델 ‘2027 아이오닉5’의 트림별 가격을 90만~160만원 인하했고, 제네시스는 하반기 브랜드 최초 대형 전기 SUV ‘GV90’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리스·할부 등 금융 조건을 다변화해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고 전기차 라인업을 늘리며 신차 효과를 노리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올 하반기 국내 전기차 시장은 보조금 혜택을 상실한 BYD와 가격을 인상한 테슬라의 틈새를 공략하려는 국내외 주요 브랜드들의 탈환전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테슬라의 보급형 트림인 ‘모델Y 스탠다드’의 추가 출시와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 등의 국내 진출이 예정되어 있어 시장 점유율을 둘러싼 업계 간 경쟁 구도는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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