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O 기후정보 책임자 “변화하는 기후에서나 가능한 폭염”
WMO, 열대 태평양 엘니뇨 발달 확인…“온도 편차 2도↑”
세계기상기구(WMO)가 올해 여름 유럽을 강타한 극한 폭염으로 각국에서 잇따라 경신된 최고기온 기록을 취합해 공개했다. 세계 각국 과학자들은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이번과 같은 폭염은 사실상 발생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3일 WMO에 따르면 프랑스는 지난달 24일 관측 사상 가장 더운 날을 기록했다. 프랑스 서부 팔뤼오 지역 기온은 43.8도까지 치솟았고, 밤 기온도 전국 신기록인 22도를 기록했다.
프랑스에서는 전국 대부분에 해당하는 58개 데파르트망(행정 구역)에 최고 단계인 폭염 적색경보가 발령됐다. 당국은 가뭄이 심화하는 가운데 산불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더위를 피하려다 지난달 26일 기준 55명이 익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독일도 사흘 연속 최고기온 기록을 새로 썼다. 폴란드 국경 인근 브란덴부르크주 코셴 지역은 지난달 28일 41.7도까지 올라 사흘 연속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동부 작센의 한 기상관측소에서는 밤사이 최저기온이 29.4도로 관측돼 ‘역사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고 WMO는 설명했다.
독일은 총 252개 기상관측소에서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이 관측됐다. 지난달 27일까지 독일 전역 46개 관측소에서 40도를 넘는 기온이 기록됐다.
영국도 6월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달 25일 남부 지역 기온은 37.3도까지 올랐고, 영국 기상청은 지난달 26일 극한 폭염 적색경보를 재차 발령했다. 적색경보가 사흘 연속 발령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는 앞으로 극한 고온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더 오래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유럽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는 대륙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유럽의 이례적 폭염은 ‘오메가 열돔’(Omega heat dome)이라 불리는 대기 정체 현상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오메가 열돔은 중앙의 고기압 양옆으로 저기압이 자리 잡은 모양이 그리스 문자 Ω(오메가)와 비슷해 붙은 이름이다. 오메가 열돔으로 인해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유입된 뜨거운 대기가 유럽 상공에 갇혀 빠져나가지 못해 올해 유럽 전역이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 각국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앞으로 이러한 현상이 더욱 빈번하고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존 케네디 WMO 기후정보 책임자는 “이런 폭염은 변화하는 기후에서 예상되는 현상”이라며 “1976년 역사적 폭염 이후 50년 동안 유럽 전체는 약 2도 따뜻해졌다. 유럽은 가장 빠르게 온난화되는 대륙이며 극한 고온도 함께 증가했다”고 말했다.
다국적 기후 연구자 모임인 세계기상특성(WWA)도 이번 폭염이 유럽 역사상 가장 심각한 수준이었으며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6월에 이러한 폭염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더위는 20년 전과 비교해 오늘날 200배나 발생 확률이 높아졌고, 50년 전에는 사실상 비슷한 강도의 폭염 발생이 불가능했다.
한편 이날 WMO는 열대 태평양에서 엘니뇨가 발달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WMO는 열대 태평양에서 엘니뇨 조건이 형성됐고, 앞으로 몇 달 동안 빠르게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주요 감시 해역의 계절 평균 해수면 온도 편차는 2도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폭염, 가뭄, 집중호우와 그 밖의 극한기상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WMO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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