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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독립 250주년에 이란서 하메네이 장례식…은둔 실세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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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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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장례 성대하게…체제 건재 과시
실세 바히디 사령관 등 이란 고위관리 참석
미국, 불꽃놀이 등 대대적 축하 분위기 조성

이란 최고지도자였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식이 4일(현지시간) 거행된다. 미국·이스라엘의 표적 공습으로 사망한 지 126일 만이다. 장례 날짜가 미국 독립 250주년과 겹치면서, 이란이 미국의 최대 기념일에 맞춰 지도자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정치적 계산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 시점에 미국과 이스라엘에 의해 순교한 지도자의 장례를 성대하게 치름으로써, 외부 압박 속에서도 체제가 건재하다는 점을 과시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은둔해온 후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이번 장례식에 참석할지, 또 참석한다면 어떤 대외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식 하루 전인 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그랜드 모살라에 놓인 아야톨라 하메네이와 가족들의 관 앞에서 관리들과 유가족들이 흐느끼고 있다.  테헤란=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식 하루 전인 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그랜드 모살라에 놓인 아야톨라 하메네이와 가족들의 관 앞에서 관리들과 유가족들이 흐느끼고 있다.  테헤란=로이터연합뉴스

3일 AP,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관은 공식 장례식을 하루 앞둔 이날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있는 기도원 ‘이맘 호메이니 그랜드 모살라’에 도착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벌인 전쟁 첫날이던 올해 2월 28일 테헤란 관저를 겨냥한 미국·이스라엘의 합동 공습을 받아 숨졌다.

 

당시 그의 딸과 사위, 손녀, 며느리 등 가족 여러 명도 함께 폭사한 것으로 전해졌고, 이후 폭격 사흘 만에 숨진 부인과 손자까지 포함해 최대 6명의 가족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모살라 기도원에는 아야톨라 하메네이뿐 아니라 생후 14개월 된 손녀를 비롯한 가족들의 관도 함께 놓였다.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관에는 ‘오, 후세인이여!’라는 문구가 새겨진 천이 덮였다. 후세인은 이슬람 시아파의 제3대 이맘(지도자)인 이맘 후세인 이븐 알리를 지칭한다. 해당 문구에는 순교자를 추모하면서 압제에 타협하지 않고 저항하기로 결의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그 가족들의 관이 장례식을 하루 앞둔 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그랜드 모살라에 놓여 있다. 맨 앞은 사망 당시 생후 14개월이었던 아야톨라 하메네이 손녀의 관과 사진.  테헤란=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그 가족들의 관이 장례식을 하루 앞둔 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그랜드 모살라에 놓여 있다. 맨 앞은 사망 당시 생후 14개월이었던 아야톨라 하메네이 손녀의 관과 사진.  테헤란=로이터연합뉴스

장례식 사전 행사에는 이란 신정체제의 고위 관리들과 미국,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숨진 이들의 유족이 참석해 오열했다. 이란 내 초강경파를 대표하는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도 조문객으로 참석해 주목받았다. 이란 국영 매체가 배포한 사진에는 그가 장례식과 관련한 회의에 참여하는 모습,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관 옆에 앉은 모습 등이 담겼다. 바히디 사령관은 미국,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지휘하고 미국과의 종전 협상도 막후에서 좌우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전쟁 첫날에 폭사한 전임 총사령관의 공백을 메운 뒤 전쟁 기간 내내 한 차례도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알자지라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이번 장례 기간 테헤란에서만 최대 20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일부터 9일까지 엿새에 걸쳐 테헤란과 콤, 잠카란을 거쳐 성지 마슈하드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순회 장례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는 1989년 이슬람혁명 지도자 루홀라 호메이니의 장례식(추정 참여 인원 약 1000만 명) 이후 이란 현대사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장례 행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를 사흘 앞둔 1일(현지시간) 밤, 미국 수도 워싱턴의 워싱턴기념탑에 자유의 여신상 형상이 조명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를 사흘 앞둔 1일(현지시간) 밤, 미국 수도 워싱턴의 워싱턴기념탑에 자유의 여신상 형상이 조명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공교롭게도 하메네이의 장례식이 시작되는 4일은 미국이 독립 250주년을 맞는 날이기도 하다. 미국은 이날 워싱턴 내셔널몰에서 대규모 불꽃축제를 비롯해 미국 전역에서 각종 기념행사를 열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아메리카250’ 조직위원회를 꾸려 독립선언서 서명 2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준비해 왔다. 국무부도 독립선언 250주년을 기념하는 취지의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공개하는 등 대대적인 축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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