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총기 온라인 판매 규제 완화로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이득을 보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아버지가 대통령에 당선된 다음 달인 2024년 12월에 총기 인터넷 쇼핑몰 '그래버건'(GrabAGun)의 주식 30만 주를 받기로 하고 컨설턴트로 일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래버건은 "총기의 아마존"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인 업체다.
계약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이 회사의 마케팅 전략, 파트너십 개발, 대변인 역할을 맡았다.
그래버건은 2025년 7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으며, 그 과정에서 기존 NYSE 상장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콜롬비어 애퀴지션 코프 Ⅱ'와 합병하는 우회상장 방식을 택했다.
콜롬비어 Ⅱ의 CEO 겸 회장은 공화당 정치인들에게 거액의 정치자금을 기부해 온 오미드 말리크였다.
말리크는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있는 벤처캐피털 '1789캐피털'의 회장이기도 하다.
트럼프 주니어는 상장 행사를 앞두고 폭스 비즈니스 등 언론 인터뷰로 회사를 홍보했으며, 상장을 기념해 벨을 울리는 행사에도 참석했다.
그는 이 회사 지분 1.1%를 보유하고 있으며 등기이사로도 재직 중이다.
그래버건의 기업가치는 현재 약 7천만 달러(1천80억원)다.
현행 미국 연방정부 법규상 권총을 개인에게 우편으로 직접 배송할 수는 없고, 총기 구매자 신원 확인과 배경 조사는 대면으로 이뤄져야만 한다.
이 때문에 그래버건은 고객이 웹사이트나 앱에서 총기를 주문하면 해당 주에 있는 면허 받은 총기 판매점으로 배송하고, 고객이 현장에서 배경 조사를 거쳐 총기를 수령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영업한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주류·담배·총포 담당국(ATF)과 연방우정청(USPS) 규정 개정이 시행되면, 온라인으로 신원 확인과 배경 조사를 완료하고 총기를 구매자의 집으로 직접 배송할 수 있게 된다.
완전한 온라인 판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ATF는 4월 29일 관련 규정들의 개폐안을 발표하고 90일간 의견 수렴에 들어갔으며, USPS의 권총 우편 배송 허용안은 이미 의견 수렴 기간이 끝나 제출 의견을 검토 중이다.
ATF는 제안된 규정 개폐안들이 21세기에 맞게 총기 판매 절차를 현대화하면서도 엄격한 신원 확인 절차를 요구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에 대해 일부 주의 법무장관들이 반대하고 있어, 관련 규정 개폐안이 채택될 경우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올해 5월 실적 발표 전화회의에서 그래버건의 마크 네마티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규제 완화 방침에 대해 "수십 년 만에 총기 소매 유통에서 가장 중대한 변화가 될 수 있다"며 "그래버건은 이 기회를 잡을 독보적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WP는 정부의 규제 완화 추진 공식화 전부터 그래버건이 이미 이런 변화에 대비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고 전했다.
WP는 또 이런 변화가 그래버건과 트럼프 주니어에게 큰 이익을 안겨줄 수 있어 이해충돌 논란이 인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정부윤리 감시단체 '워싱턴의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CREW)의 공보 담당자 조던 리보위츠는 WP에 "회사가 대통령의 아들과 연결돼 있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행정부 내부에서 결정이 어떻게 내려지는지에 대해 언제나 위험 신호와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래버건 측은 입장문에서 "합법적으로 총기를 확보하려는 모든 사람에게 더 간소한 구매 절차를 허용할 수 있는 규칙 제정을 환영한다"며 관련 공개 의견 제출 절차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주니어 측 공보 담당자는 그가 오랜 기간 총기 소유권을 옹호해 온 사업가일 뿐 ATF 규정 변경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공보 담당자는 "돈(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은 평생 사업가였고 (총기 보유 권리 근거 조항인) 수정헌법 2조 권리를 공개적으로 옹호해 온 인물"이라며 "그는 자신이 투자하거나 자문하는 어떤 회사와 관련해서도 연방정부와 접촉하지 않으며, 이번 특정 결정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ATF의 규정 개폐안이 수정헌법 2조 보호라는 행정부 방침에 따른 것이며 트럼프 주니어의 사업상 이해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미국의 총기 우편 판매 규제는 1963년 존 F. 케네디(1917∼1963) 당시 대통령 암살 사건을 계기로 1968년 의회가 관련 법규를 강화하면서 한층 엄격해졌다.
암살범 리 하비 오즈월드(1939∼1963)는 가명으로 우편 주문한 총기를 범행에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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