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효과 확인한 이란…통제 공식화 노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실무협상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동결자금 해제 제안에도 이란이 연 400억 달러(약 62조원)로 예상되는 호르무즈통행료 징수 주장을 포기하고 있지 않으면서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전날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된 양국 실무 협상 분위기를 전하며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보상을 제시했지만, 이란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스티브 윗코프 미 중동 특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는 중재국들을 통한 간접 협상에서 이란에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포기하고 통행료 징수 입장을 철회하는 대신 동결 자금 가운데 수십억 달러를 받으라는 제안을 내놨다.
미국은 앞서 이란과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전 세계에 동결된 이란 자금 1000억 달러(약 155조원) 가운데 카타르에 있는 60억 달러(약 9조원)를 인도주의 물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하지만 이란은 미국 측 제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동결자산 반환은 종전 양해각서(MOU)로 이미 약속받았기 때문에, 일부 우선 해제를 대가로 호르무즈 통제권을 포기하라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이다. 이란이 기대하는 호르무즈 수수료 수입은 연 400억 달러(약 61조6500억원)에 달한다.
이란 실무협상단을 이끈 카젬 가리바바디 외무부 차관은 도하에서 돌아온 뒤 “호르무즈해협은 미국이 아닌 이란의 지휘하에 있다”고 말했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 안비야 중앙사령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모든 유조선과 상선은 지정 항로를 이탈하거나 항행 규정을 무시하는 경우 즉각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란은 대치 장기화를 지렛대로 호르무즈해협 독자 통제권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최대 억지력은 핵무력이 아닌 호르무즈해협 봉쇄라는 점이 전쟁을 통해 명확해진 만큼, 이번 통제권을 공식화하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이란의 강경한 태도에 호르무즈해협 문제를 함께 논의 중인 오만은 자발적인 기부금을 통해 호르무즈 해상 서비스 비용을 충당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삼고, 석유·해운 회사에 기부금 분담 의향이 있는지 묻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자발적 기부금은 해협을 지나는 모든 선박이 내는 수수료와는 다르다며 이란이 그간 반대해 온 방식이다. 런던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 중동·북아프리카국장은 “이란은 자국 조건에 맞춰 해협을 개방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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