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선거의 공정성을 책임지는 최고 헌법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가 정작 내부 직원 채용에서는 ‘지우개’와 ‘사인펜’으로 점수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사회적 경종을 울리고 있다.
성비를 맞추겠다는 명목으로 합격권의 여성 지원자를 떨어뜨리고, 불합격 남성을 합격시키는 등 공정성의 가치를 처참하게 훼손한 선관위 직원들이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창원지검 형사4부는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 혐의로 당시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 직원 50대 남성 A씨와 40대 남성 B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경남선관위 채용 담당자로 근무하던 2021년 7∼8월 경력 직원 채용 과정에서 최종 면접 심사 결과와 상관없이 합격자 5명을 임의로 선정하고, 면접 심사 결과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 결과 이들은 면접 위원 4명 중 선관위 내부 소속 위원 2명이 연필로 채점·평가한 기록을 지운 뒤 사인펜으로 점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A씨는 내부 위원으로 면접에 직접 참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면접 심사 결과를 조작한 탓에 지원자들의 운명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당초 최종 면접 심사 후 합격한 여성 지원자 2명은 면접 점수가 낮게 조작돼 탈락한 반면, 불합격한 남성 지원자 2명은 점수가 상향돼 최종 합격했다.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남성 2명은 현재 선관위 직원으로 근무 중이며, A씨와 B씨 역시 다른 선관위로 자리를 옮겨 근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의 수사 의뢰 등으로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된 이번 사건에 대해 검찰은 이들이 헌법기관인 선관위 인사제도의 공정성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에 상응하는 형을 받을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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