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에서 오랜 기간 문방구를 영업해 온 사장이 가게를 폐업하며 남긴 손 편지가 온라인에서 화제다. 자필 편지에는 단골손님이었던 아이들의 이름과 그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가 적혀 있어 감동을 전했다.
지난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은마아파트 상가 문방구 사장님이 마지막으로 남긴 글’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는 은마아파트 상가 내 문구점 출입문에 붙은 손 글씨 안내문 사진이 함께 담겼다.
문구점 사장은 “사랑하는 어린이 친구들, 그리고 수많은 고객님! 그동안 참 고마웠습니다”라며 “비록 문은 닫지만 여러분의 멋진 앞날을 멀리서 응원할게요. 모두 건강하게 잘 내세요. 사랑합니다”라고 적었다. 오랜 시간 가게를 찾아온 아이들을 향한 애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대목이다.
그는 “내가 참 좋아했던 친구들 민찬이, 서원이, 준서, 성원이, 정한이, 정환이, 예준이, 민서, 태준이, 태현이, 창호, 보희, 윤진이, 희선이, 윤서, 경환이, 도경이, 건희, 유찬이, 잘생긴 서진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리고 더 많은 친구들의 얼굴은 기억이 나지만, 시간이 지나 이름들이 가물가물하구나. 앞으로, 아니 오랜 시간 너희들이 많이 그리울 거야. 항상 응원 많이 할 테니 화이팅. 사랑합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사연이 전해지면서 많은 누리꾼이 어린 시절 문방구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며 아쉬움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누리꾼들은 이번 사연에 대해 “슬프고도 아름답다. 저 문방구를 스쳐 간 아이들이 모두 잘 자랐길”, “어릴 때 엄마가 두부 사 오라고 시키면 중간에 문방구 들려서 꼭 게임 한판 하고 거기서 파는 불량 식품 사 먹었는데”, “진짜 어린이를 사랑하신 분이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오랜 기간 한 자리에서 영업을 이어온 만큼 폐업 배경을 두고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상가 관리사무실 측은 개인적인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마아파트 상가 관리사무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18일쯤 폐업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장님께서 영업을 마무리하고 싶어 하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동심의 추억이 담긴 동네 문구점은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와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전국 문구용품 소매점은 2005년 2만925개에서 2015년 1만1735개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4000여개 수준까지 감소했다.
문구점 폐점이 이어지는 배경으로는 저출산에 따른 학생 수 급감과 온라인 쇼핑 플랫폼 성장, 저가 생활용품 판매점 확산 등이 꼽힌다.
문구점의 주요 고객층이 줄어든 데다, 그나마 있던 문구류 구매 수요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과 대형 유통업체로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한 커뮤니티에서 누리꾼 A씨는 “문방구는 어른들에게 과거 설렘의 공간이자 추억의 장소”라며 “점점 사라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반응해 많은 공감을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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