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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성추행 배상’ 77억원 확정…美대법 상고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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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기자 ims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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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996년 칼럼니스트를 성추행한 것에 배상금 77억원을 지불해야 한다는 판결을 확정했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과 미 방송 CNN 보도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은 자신이 패소한 성추행 사건의 판결을 재검토해달라는 트럼프 대통령 요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원고인 패션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에게 500만 달러(약 77억원)를 배상하도록 한 2023년 원심 판결이 그대로 유지됐다. 대법원 결정에는 사유가 적시되지 않았으며 공개된 반대 의견도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 결정을 맹비난하며 “계속 싸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미매체 더 힐(THE HILL)은 트럼프가 더이상 이에 대해 법적으로 항거할 수단은 없어졌다고 보도했다. 연방 법원 체계상 사법 체계 내에서 더 이상의 직접 항소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인 2023년 5월,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성추행 민사소송에서 원고인 캐럴에게 5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평결을 받았다. 캐럴은 1996년 뉴욕 맨해튼의 고급 백화점 버그도프 굿맨에서 우연히 마주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1심 배심원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가 법률상 강간에 해당한다는 판단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캐럴에 대한 성적 학대와 명예훼손 책임은 인정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총 500만달러의 배상을 명령했다.

 

1심 배심원단의 판단은 직접 물증보다는 캐럴의 법정 진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 증거에 무게를 둔 것이었다. 이 사건에는 폐쇄회로(CC)TV나 경찰 신고 기록, 현장 목격자 같은 직접 물증은 없었다. 캐럴은 법정에서 사흘 동안 증언했고, 이 가운데 이틀 가까이는 트럼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의 반대신문을 받았다. 배심원단은 이 과정을 거친 뒤에도 캐럴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캐럴이 사건 직후 친구 2명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는 증언도 보강 근거가 됐다. 캐럴은 사건 직후 친구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고 주장했고, 두 사람도 법정에서 당시 캐럴로부터 피해 사실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항소심 법원도 캐럴이 사건 발생 직후 이들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고 판시했다. 이는 사건 당시 경찰 신고나 물증은 없었지만, 캐럴의 주장이 뒤늦게 만들어진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정황으로 작용했다.

패션 칼럼니스트 E. 진 캐럴. AP연합뉴스
패션 칼럼니스트 E. 진 캐럴. AP연합뉴스

다만 이 사건은 형사재판이 아닌 민사재판이다. 배심원단은 형사재판의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는 증명’ 기준이 아니라, 어느 쪽 주장이 더 개연성 있는지를 따지는 ‘증거 우위’ 기준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민사상 책임을 인정했다.

 

캐럴은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별도의 명예훼손 위자료 지급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에 대해 1심 법원은 2024년 1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자료 8330만달러(약 1285억원)를 지급하라고 결정했고 지난해 9월 2심 법원도 이를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이 사건에 대한 상고도 대법원에 요청할 계획이다.

 

NYT는 이날 대법원 결정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중대한 타격”이라며 “1990년대 중반 백화점 탈의실에서 캐럴을 성추행했다는 배심원 평결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한 그의 법적 노력이 사실상 마침표를 찍게 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놀랍게도 연방대법원이 내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여성이 제기한 가짜 사건을 재검토하지 않기로 했다”며 대법원 결정을 비판했다. 이어 “나를 겨냥한 이 정치적인 사법의 무기화와 법적 공격, 특히 터무니 없는 명예 훼손 주장에 맞서 모든 힘과 역량을 다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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