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실소유주 아들 1심서 징역 12년 선고
법무장관 “국가가 저지른 범죄, 시효 없어야”
신도들에게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만희(95)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9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교유착 비리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수사 중인 이 총회장의 공소사실 중 정당법 위반 혐의 공소시효(5년)가 임박한 2021년 7월의 당원 가입 강요 행위를 먼저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부산 엘시티(LCT) 실소유주의 아들이 ‘대법관을 통해 항고심 판사에게 청탁하면 재판에서 이길 수 있다’고 속여 수십억원을 가로챈 혐의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경찰의 고문과 강압수사로 살인 누명 피해자들을 만든 ‘낙동강변 살인 사건’을 사과하며 “국가가 저지른 범죄에는 시효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혐의 구속영장 발부… 적부심은 기각
합수본에 따르면 이 총회장은 2021∼2024년 국민의힘 대선·총선 경선 등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신도들에게 당원 가입을 강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당법 42조는 정당 가입이나 탈당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합수본은 신천지가 지파마다 ‘필라테스 프로젝트’ 같은 이름으로 신도들의 국민의힘 입당을 독려했고, 이에 신도 최소 5만6472명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합수본은 22일 이 총회장에 대해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총회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고령으로 인한 건강 문제 등을 호소했지만, 법원은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합수본은 구속된 이 총회장을 상대로 조직적인 신도 가입 지시 배경에 정치권의 요청 또는 관여가 있었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아울러 합수본은 고동안 전 신천지 총무 주도로 교단 내부에서 발생한 100억원대 횡령 등 범행에 이 총회장이 가담했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합수본 관계자는 “(이 총회장의) 나머지 피의사실과 구속된 공범 등에 대해서도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특경법상 사기 혐의… “죄질 극히 안 좋아”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한성진)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씨에게 이날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LCT 시행사 실소유주인 청안건설 이영복 회장의 아들이다. 공범 김모씨는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수사 기관과 법정에서 일관되게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씨의 기망 행위와 범행 의사가 인정된다며 혐의를 전부 유죄로 판단하면서 “이 사건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을 초래할 위험이 있어 죄질이 극히 좋지 않고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질타했다.
이씨와 김씨는 2022년 암호화폐 서비스 업체를 운영하는 피해자가 코인 발행과 관련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소송 1심에서 패소하자 대법관에 청탁해 이기게 해주겠다며 30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지난 1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판사와 같은 고등학교 동창에게 청탁해야 한다’며 피해자에게 별도로 2억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국회엔 “관련 입법 적극 검토해달라” 요청
정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1990년 낙동강변 살인 사건의 범인을 만들어 내기 위해 무고한 시민을 고문해 살인죄 누명을 씌우고, 재심에서 위증까지 한 경찰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웠다”며 “고문조작 범죄의 공소시효가 모두 지나 가해자들을 단죄할 방법이 재심에서의 위증만 남은 상황에서, 위증 공소시효 만료 당일 국민을 상대로 가혹한 고문을 자행했던 이들을 기소해 법정에 세운 것”이라고 밝혔다.
낙동강변 살인사건은 1990년 1월4일 낙동강변에서 남녀가 괴한들에 납치돼 여성이 성폭행당한 뒤 살해되고 남성이 다친 사건이다. 경찰은 사건 발생 1년10개월 뒤 최인철씨와 장동익씨를 살인 용의자로 체포했고, 두 사람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21년간 복역한 뒤 2013년 출소해 재심을 청구했다. 이후 대검찰청 과거사위원회는 2019년 4월 “고문으로 범인이 조작됐다”고 발표했고, 부산고법은 2021년 2월 두 사람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정 장관은 피해자들에게 “30년 넘는 통한의 세월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정의에는 시효가 없다’는 원칙을 우리 사회에 분명히 세워야 한다”고 거듭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도 이를 거듭 강조해온 만큼, 국회가 국가폭력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배제 관련 입법을 적극 검토해 주시길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국가폭력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나 민형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멸 시효를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입법 조치를 조속히 매듭지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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