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상속인이 숨져 상속이 개시되면 피상속인에게 전속하는 권리·의무를 뺀 모든 권리의무가 상속인에게 포괄승계되는데, 피상속인의 조세채무 역시 상속에 의해 상속인에게 포괄승계됩니다. 이에 국세기본법 제24조 제1항에서 ‘상속이 개시된 때에 그 상속인(재산을 물려받을 것으로 유언에 지정된 수유자 포함) 또는 상속재산 관리인은 피상속인에게 부과되거나 그 피상속인이 납부할 국세 및 체납처분비를 상속으로 받은 재산의 한도에서 납부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상속인은 ‘상속으로 인하여 얻은 재산을 한도로’ 납세의무를 승계하게 됩니다. 여기서 상속으로 얻은 재산 가액의 산정은 상속으로 얻은 자산총액에서 상속한 부채총액과 그 상속으로 부과되거나 납부할 상속세를 공제한 가액으로 합니다.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조세채무를 포괄승계하지만, 상속으로 얻은 재산을 한도로 납세의무를 승계하므로 ‘상속으로 얻은 재산’이 얼마인지 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공동 상속인에겐 어떻게 적용될까요? 각 상속인이 피상속인에게 부과되거나, 피상속인이 납부할 국세 및 체납처분비를 민법의 규정에 따른 상속분에 따라 안분해 계산한 국세 및 체납처분비를 상속으로 얻은 재산을 한도로 연대해 납부할 의무를 집니다.
예를 들어 피상속인의 미납 국세가 2억원, 상속인으로는 자녀 A, B가 있고 법정 상속분에 따라 각 1/2씩 상속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피상속인의 미납 국세 2억원에 대한 각자 부담액(=상속분에 따라 안분된 금액)은 A와 B가 각 1억원입니다. 그리고 A, B 각자의 한도, 즉 상속으로 얻은 재산을 2억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과세관청은 A, B에게 최대 2억원을 징수할 수 있습니다. 이때 만일 B가 돈이 없어서 0원을 납부하게 되면 과세관청이 B의 부담액까지 A에게 2억원까지 징수할 수 있게 되는 구조입니다.
여기에서 공동 상속인의 한도, 즉 상속으로 얻은 재산을 계산할 때 공제되는 ‘그 상속으로 인해 부과되거나 납부할 상속세’는 어떻게 계산될까요? 만일 상속인 중 1명이 다른 공동 상속인의 고유의 상속세까지 대신 납부했다면 다른 공동 상속인 몫의 상속세까지 공제될 수 있을까요?
최근에 선고된 대법원 판결(2026. 5. 20. 선고 2025두35912)에 따르면 공제될 수 없습니다.
위 사안에서 피상속인의 사망에 따라 원고는 C와 함께 공동 상속한 뒤 원고 자신과 C 몫의 상속세를 모두 납부했습니다. 피상속인의 생전 부동산 양도와 관련해 과세관청이 원고와 C를 연대납세의무자로 지정해 양도소득세를 납부하라고 고지하자 원고는 피상속인 납세의무를 승계하는 한도인 ‘상속으로 받은 재산’에서 원고 몫의 상속세뿐만 아니라 원고가 실제로 납부한 C 몫의 상속세까지 공제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양도소득세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했습니다.
대법원은 “상속인이 피상속인으로부터 승계하는 납세의무의 한도가 되는 국세기본법 제24조 제1항에서의 ‘상속으로 받은 재산’은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11조 제1항에 따라 ‘상속받은 자산총액’에서 ‘상속받은 부채총액’과 ‘상속으로 인하여 부과되거나 납부할 상속세’를 공제하여 계산한다”며 “이러한 계산 방식은 어느 공동 상속인이 다른 공동 상속인과 연대하여 납부할 국세 및 강제징수비의 한도가 되는 국세기본법 제24조 제3항에서의 ‘상속으로 받은 재산’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것인 바, 더 나아가 공동 상속의 경우에는 위 계산 과정에서의 ‘상속받은 자산총액’ 및 ‘상속받은 부채총액’이 모두 공동 상속인 각자의 고유한 몫임을 기본 전제로 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상속으로 인하여 부과되거나 납부할 상속세’ 역시 공동 상속인 각자가 납부하였거나 납부하여야 할 고유의 상속세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하고, 다른 공동 상속인 고유의 상속세는 설령 해당 공동 상속인이 연대납부의무를 지거나 이를 실제로 납부하였다고 하더라도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습니다.
상속인이 피상속인으로부터 승계하는 납세의무의 한도인 ‘상속으로 받은 재산’은 ‘상속받은 자산총액-(상속받은 부채총액+상속으로 부과되거나 납부할 상속세)’로 계산합니다. 이는 공동 상속인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동 상속은 ‘상속받은 자산총액’과 ‘상속받은 부채총액’ 모두 공동 상속인 각자의 고유한 몫을 기본 전제로 합니다. 이에 따라 ‘상속으로 부과되거나 납부할 상속세’도 공동 상속인 각자가 납부했거나 납부해야 할 고유의 상속세를 의미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취지입니다.
김지은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jieun.kim@barun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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