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0대 여성 종이책 독서량 연평균 10.5권 ‘최다’
책 넘어 굿즈까지…독서를 문화로 즐기는 젊은 세대
“9시에 와서 오픈런 했어요.”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의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권혜인(27)씨는 오전 10시 개장에 맞춰 입장하기 위해 오전 8시 30분부터 집을 나섰다. 지난해 늦게 왔다가 긴 대기 줄을 경험한 탓이다. 도서전에서 구입한 책 7권을 양손 가득 든 권씨는 “도서전은 몰랐던 책을 발견하고 출판사 관계자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매년 찾는다”며 “오늘은 ‘탐조 사전’과 ‘생태 사전’을 출간한 출판사 부스를 가장 관심 있게 둘러봤다”고 말했다.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열린 이번 행사를 찾은 사람은 도서전 측의 공식 집계로 약 16만 명. 지난해보다 1만 명가량 늘어난 규모다. 27일 기자가 방문한 행사장에는 남녀노소 다양한 관람객이 모였지만, 그중에서도 개장 전부터 줄을 서고 출판사 부스를 오가며 신간과 굿즈를 살펴보는 2030 여성 관람객들이 특히 눈에 띄었다. 무엇이 이들을 도서전으로 이끌었을까.
◆ 2030 여성이 달군 서울국제도서전
젊은 여성들의 높은 독서 열기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산하 한국출판독서정책연구소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30대 여성의 연평균 종이책 독서량은 10.5권으로 성인 기준 모든 연령·성별 집단 가운데 가장 많았다.
행사장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그대로 이어졌다. 입장을 기다리는 줄에 선 기자의 앞뒤에는 2030 여성 관람객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기자 바로 앞에서 입장 팔찌를 받기 위해 기다리던 박한비(22)씨는 “강원도에서 오전 7시에 출발해 도서전에 왔다”며 “위즈덤하우스 부스에서 위픽 시리즈와 고전을 콜라보한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사러 왔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젊은 여성 독자들의 독서 취향은 인문·에세이부터 SF 소설까지 다양했다. 초등학교 동창들과 함께 도서전을 찾은 안지연(21)씨는 “김초엽 작가의 책은 거의 다 읽을 정도로 SF를 좋아한다”며 “오늘도 신간 ‘해파리 만개’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평소 소설을 즐겨 읽는 하지원(27)씨도 “원래 장르를 가리지 않고 소설을 읽는데, 요즘은 SF 소설에 푹 빠져 있다”며 “독서를 하면 내가 모르던 세상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독서를 즐기는 이유도 저마다 달랐다. 쌍둥이 자매와 같이 도서전을 찾은 백선우(21)씨는 “소설과 에세이를 읽으며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들여다보는 게 좋다”고 했다. 함께 온 백진우(21)씨도 “생각할 거리와 새로운 관점을 배울 수 있어 책을 읽는다”고 말했다.
◆ 책에서 굿즈까지…확장된 '텍스트힙'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돌고 있는 ‘텍스트힙’ 열풍은 책과 함께 굿즈를 소비하는 문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도 현장 곳곳에서는 출판사들이 준비한 각종 책 관련 굿즈를 찾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후 1시쯤 출판사 ‘민음사’ 부스에서는 키링 등을 뽑을 수 있는 캡슐 토이존 예약이 이미 마감됐고, 비슷한 시각 출판사 ‘창비’ 부스에서도 준비한 굿즈 대부분이 일찌감치 동났다.
서울국제도서전을 주최한 대한출판문화협회 관계자는 “아직 성별·연령별 최종 통계가 집계되지 않아 정확한 비율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현장에서 20~30대 여성 관람객이 매우 많이 방문한 것은 사실”이라며 “젊은 세대가 독서를 하나의 문화 경험으로 즐기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출판사들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독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도서전 참여가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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