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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령골 차디찬 흙 속 영령들 안식처 언제쯤"…골령골 평화공원 착공 불투명에 유족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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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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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골령골의 차디찬 흙 속에 묻힌 무고한 영령들의 안식처가 될 골령골 산내평화역사공원이 조속히 착공되길 바랍니다.”

 

지난 27일 대전 동구 낭월동 산내 골령골에서 열린 제76주기 합동위령제. 유족들의 애끓는 염원은 올해도 이어졌다.

 

대전 동구 낭월동에서 지난 27일 열린 ‘대전 산내 골령골 학살 사건 76주기 피학살자 합동 의령제’에서 전미경 대전산내골령골희생자유족회장이 초헌하고 있다. 대전산내골령골대책회의 제공
대전 동구 낭월동에서 지난 27일 열린 ‘대전 산내 골령골 학살 사건 76주기 피학살자 합동 의령제’에서 전미경 대전산내골령골희생자유족회장이 초헌하고 있다. 대전산내골령골대책회의 제공

전미경(75) 대전산내골령골희생자유족회장은 “강산이 일곱 번 넘게 바뀌는 긴 시간 동안 유가족들은 단 한순간도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며 “억울한 죽음의 진실이 밝혀지고 명예가 회복되는 오랜 염원이 올해는 꼭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 회장은 이어 “지난해 이 자리에서 골령골 평화공원의 첫 삽을 뜨게 될 것이라는 소식에 마음속 응어리가 조금은 풀리는 듯한 위안을 얻었으나 착공은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백발이 된 유족들은 하루하루가 절박하다. 정부는 더 이상 행정 절차를 지체하지 말고 조속히 평화공원을 조성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합동위령제에는 송상교 제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과 상임위원 등 진실화해위원회 위원들이 참석해 골령골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합동위령제에 진실화해위원들이 대규모로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상교 진실화해위원장은 산내평화역사공원의 신속한 추진을 촉구했다.

 

송 위원장은 추도사에서 “산내평화역사공원 조성은 국가폭력의 진실을 기억하고 희생자의 존엄을 회복하며 유가족의 오랜 염원을 국가가 책임진다는 점에서 단순한 시설 건립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며 “공원 조성 과정과 유해 안치 방식, 신원 확인 절차 하나하나까지 유가족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골령골에 들어설 산내 평화역사공원은 2016년 박근혜 정부가 전국의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위령시설 조성을 위해 추진한 사업이다. 

 

그러나 사업비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서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대전 동구는 낭월동 일원 10만㎡ 부지에 추모관과 인권전시관, 상징물 등을 갖춘 ‘진실과 화해의 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당초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했으나 2024년으로 한 차례 연기된 후 현재까지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착공이 늦어지면서 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총사업비는 당초 401억원에서 591억원으로 200억원 가까이 불었다. 

 

정부는 올해 산내평화역사공원 예산으로 200억원을 편성했으나 증액된 사업비에 대한 협의가 지연되면서 올해 착공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전 동구 관계자는 “예산 등의 문제로 2028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정부와의 예산 협의 결과에 따라 일정이 더 늦어질 수도 있다”며 “사업비를 확보해 조속히 착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골령골은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으로 불린다. 

 

1950년 6·25전쟁 이후 대전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제주 4·3사건과 여순사건 관련 재소자, 보도연맹원 등 정치범과 대전·충남지역 인근 민간인들이 군인과 경찰에게 끌려와 법적 절차 없이 집단 처형돼 묻힌 비극의 현장이다. 확인된 골령골 피해자 명단 500명 중 300여명이 제주4·3사건의 피해자다. 

 

2015년 민간 차원의 유해 발굴 이후 2020년부터는 국가 차원의 발굴이 진행되고 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골령골 희생자가 최소 1800명에서 최대 7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발굴된 민간인 희생자 유해 4000여 구는 현재 세종 추모의집에 임시 안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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