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7년 선고 “대통령 배우자 지위 이용”
1심은 ‘국힘 통일교 집단 가입 의혹’ 남아
이른바 ‘현대판 매관매직’ 사건 1심에서 김건희씨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대통령 부인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다수의 인사·사업 청탁과 함께 고가의 금품을 수수한 것이라는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의 공소를 모두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조순표)는 26일 2022년부터 2023년까지 각종 청탁 목적으로 건네진 금품을 받은 것과 관련해 특정범죄가중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이우환 화백 그림과 바셰론 콘스탄틴 시계, 금거북이와 다이아몬드 귀걸이 등에 대한 몰수와 추징 6480만원을 명령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징역 7년6개월을 구형했다.
법원은 김씨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서성빈 드론돔 대표, 김상민 전 검사, 최재영(최아브라함) 목사로부터 받은 고가 금품의 대가성과 알선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이 회장이 건넨 귀금속은 사위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사 청탁 및 향후 기업 현안 해결을 위한 ‘보험’ 성격으로, 이 전 위원장의 금거북이와 세한도 복제품은 국가교육위원장 임명 청탁의 대가로 인정했다. 또한 서 대표의 명품 시계는 정부 기관 로봇개 납품 등 사업상 조력을, 김 전 검사의 억대 미술품은 향후 정치 참여 및 공천 과정에서의 영향력을 각각 기대하고 제공한 것으로 판단했다. 최 목사의 명품 가방 역시 단순한 잠입 취재를 넘어 외교 사절단 접촉 등 국정 운영에 영향을 미칠 목적의 청탁이 결부됐다고 봤다.
금품을 제공한 이봉관 회장은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서성빈 대표는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 최재영 목사는 벌금 800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게는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이 전 위원장 지시에 따라 증거를 인멸한 비서와 운전기사에게는 각각 벌금 700만원과 벌금 500만원을 판결했다.
재판부는 “최고 권력의 핵심부에서 대통령 배우자 지위를 이용해 매관매직으로 세간에 알려진 다수의 청탁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며 “공적 의사 형성의 공정성과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했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수사가 본격화되자 구매대행이나 차용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짝퉁 목걸이를 인근에 은닉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선고로 김건희씨가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는 사건 3건 중 2건이 최소한 1심은 마무리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 등 3대 의혹 사건은 현재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에서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김씨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일당이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과정에서 자금을 대는 전주 역할을 수행하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를 통해 불법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고 그 대가로 공천에 개입했으며,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혐의다. 특검과 김씨 측 모두 징역 4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국민의힘 통일교 집단 입당 의혹’과 관련해 정당법 위반 혐의로 특검이 추가 기소한 사건 1심은 아직 공판준비기일을 진행 중이다. 김씨는 전성배씨와 공모해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교인들을 입당시켜 특정 후보 선출에 영향을 미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우인성)는 올 11월 말까지 심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김씨의 모친과 오빠 등 가족들이 피고인으로 연루된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역시 진행 중이다. 양평 공흥지구 아파트 도시개발사업 당시, 김씨 모친 최은순씨 가족 회사가 막대한 개발부담금을 부당하게 감면받기 위해 허위 서류를 제출했다는 혐의다. 최씨 측은 특혜를 바라고 양평군청에 압력을 행사한 바가 없다며 부인하고 있으나, 특검팀은 이들이 개발 이익을 극대화할 목적으로 부당한 금전적 이득을 취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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