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을 둘러싸고 여야가 극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26일 원내대표·원내수석부대표 2+2 회동에서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놓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렬됐다.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장 큰 이유는 법제사법위원장을 어느 당의 몫으로 할 지를 두고 서로 한 치의 양보를 하지 않고 있어서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가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입장을 정리한 것과 관련해 “이재명 정권은 국정운영보다 ‘명청(이재명 대통령·정청래 민주당 대표) 대전’ 당권 투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우리 당이 법사위원장직을 가져와야 할 이유가 한층 더 커졌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오늘같이 법사위 주장만 반복한다면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조정식 국회의장께 18개 상임위원회 처리를 요청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여야가 이토록 법사위원장 자리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 때문이다. 국회의 모든 법안은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더라도 법사위를 거쳐야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에 대해 위헌 소지나 다른 법률과의 충돌 여부를 확인하고, 문구 오류를 교정하는 역할이다. 법사위는 그간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이 본회의 관문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사실상의 ‘상원’ 역할을 해왔다.
덕분에 다른 상임위원장에 비해 특히 법사위원장의 권한은 막강하다. 법사위원장은 여야 간사 협의를 주도해 법사위 의사일정을 결정하게 된다. 소관 상임위를 통과한 각종 법안 중에서 특정 법안을 먼저 상정한다거나 반대로 안건 상정을 지연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2012년 국회선진화법 도입을 계기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무기한 법안 처리를 연기하는 것은 불가능해졌지만, 여전히 법사위가 법안 처리 속도에 큰 지분을 갖고 있다.
16대 국회까지는 원내 1당이 대부분 상임위원장을 차지해왔지만, 2004년 17대 국회부터 원내 1당이 국회의장,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관례가 정착되기 시작했다. 18∼20대 국회에서도 여야가 원 구성을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펼치긴 했지만, 1당 국회의장·2당 법사위원장의 공식은 유지됐다.
관례가 깨진 것은 21대 전반기 국회에서 다수 의석을 앞세운 민주당이 ‘책임 정치’를 명분으로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면서다. 21대 후반기에는 2당인 국민의힘에 법사위원장을 넘겨줬지만, 22대 전반기에는 다시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 모두 민주당이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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