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는 프랑스·미국 우위
K-뷰티가 일본 화장품 시장에서 수입 1위를 이어가고 있지만, 헤어케어 시장에서는 여전히 존재감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제품 효능과 리뷰, 전문가 신뢰도를 중시하는 일본 소비자를 겨냥한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 온·오프라인 장악한 K-뷰티…성장률은 둔화
26일 일본수입화장품협회(CIAJ)에 따르면 한국은 2022년부터 일본 수입 화장품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25년 한국 화장품 점유율은 30.8%였으며, 2026년 1분기에는 수입액 약 400억엔(약 3823억원), 점유율 33.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프랑스는 약 270억6000만엔(약 2586억원)으로 한국과의 격차가 확대됐다.
온라인 시장에서도 K-뷰티의 영향력은 확대되는 추세다. 이미 큐텐재팬과 라쿠텐에서는 한국 화장품 점유율이 45%를 넘어섰고, 핸즈와 로프트 등 오프라인 버라이어티숍에서도 주요 진열 공간을 한국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
다만 성장 속도는 둔화되는 모습이다. 한국 화장품의 일본 수입 증가율은 2024년 약 40%에서 2025년 5.6%로 낮아졌다. 큐텐 ‘메가와리’ 등 대형 할인 행사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기 위한 광고비와 인플루언서 마케팅 비용이 상승하면서 일부 브랜드는 매출 증가에도 수익성이 악화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 K-헤어, 일본 시장서 ‘3위권’…스킨케어 대비 격차
반면 헤어케어 시장은 상대적으로 약한 분야다.
협회에 따르면 2025년 일본의 한국산 헤어 제품(샴푸·컨디셔너·스타일링) 수입액은 약 54억 엔(약 516억 원)으로 전년보다 10.1% 증가했지만 수입국 순위는 프랑스와 미국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한국 관세청 통계에서도 차이가 확인된다. 2025년 한국의 대일본 샴푸 수출은 약 770만달러로 전년 대비 14.7% 감소했다. 같은 해 대일본 기초화장품 수출액은 약 2억9000만달러로 샴푸의 약 38배 규모였다.
올해 들어서는 일부 회복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2026년 4월 한국의 대일본 샴푸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7.5% 증가했다. 다만 같은 기간 일본의 헤어 수입 시장 전체는 1분기 기준 12.2% 감소하며 시장 자체는 위축됐다.
현재 일본에서 판매되는 대표적인 한국 헤어 브랜드는 아노브, 미쟝센, 모레모, 쿤달, 라도르, 밀크바오밥 등이다. 이들 제품은 손상모 케어와 향을 강조한 중저가 제품 비중이 높다. 라쿠텐 ‘한국 샴푸’ 랭킹에서도 이들 브랜드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판매 채널은 큐텐재팬, 라쿠텐, 아마존재팬 등 온라인 플랫폼이 중심이며, 이후 돈키호테와 드럭스토어, 핸즈·로프트 등 오프라인 유통망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 가격보다 리뷰…일본 헤어 시장 공략 키워드는 ‘신뢰’
일본 소비자는 구매 전 리뷰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제품 효능과 리뷰, 전문가 신뢰도를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강해 단순 가격 경쟁보다 제품 차별화가 중요한 시장으로 평가된다.
현지 조사에서는 소비자의 약 68%가 제품 구매 전 리뷰를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베이재팬은 리뷰 1건이 실제 구매 10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K-헤어케어 브랜드들은 큐텐 등에서 초기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일본 대표 리뷰 플랫폼인 ‘앳코스메’ 상위권에 안착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다. 업계에서는 온라인 화제성과 판매 순위를 곧바로 시장 지배력으로 연결해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소비 특성을 반영해 국내 브랜드들도 리뷰 확보를 마케팅의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큐텐의 대형 할인 행사인 ‘메가와리’에서는 행사 약 90일 전부터 핵심 제품의 리뷰를 축적하는 방식이 일반화됐다. 2024년 시작된 신생 브랜드 지원 프로그램 ‘메가데뷔’에는 1년간 200개 브랜드가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188개가 한국 브랜드였다.
오프라인 접점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올리브영은 지난 5월 ‘케이콘 재팬 2026’과 연계한 ‘올리브영 페스타 재팬 2026’을 통해 55개 K-뷰티 브랜드를 소개했으며, 애경의 메이크업 브랜드 루나는 신오쿠보 체험형 셀렉트숍 팝업 운영 등을 통해 일본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시장은 단기적인 화제성이나 가격 경쟁보다 소비자 신뢰를 얼마나 지속적으로 확보하느냐가 성패를 가른다”며 “리뷰 축적과 전문가 검증, 오프라인 접점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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