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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양 먹어도 암 사망 위험 달랐다…관건은 ‘고기 종류’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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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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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양의 고기를 먹더라도 어떤 고기를 먹느냐에 따라 암 사망 위험과의 관련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국내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성에서는 붉은 고기 섭취가 많은 집단에서 위암 사망 위험이 낮은 연관성이 나타난 반면, 여성에서는 내장육 섭취가 비교적 많은 집단에서 췌장암·유방암 사망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와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인선 교수 공동 연구팀은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에 참여한 40세 이상 성인 14만7562명을 대상으로 육류 종류별 섭취량과 암종별 사망률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대상자는 남성 5만3847명, 여성 9만3715명이었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기존 육류 섭취와 암 관련 연구는 주로 서구권에서 전체 육류나 붉은 고기 섭취량과 암 발생률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아시아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육류 종류별 암 사망률을 분석한 국내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육류를 붉은 고기, 닭고기, 내장육, 가공육으로 나눴다. 붉은 고기에는 소고기와 돼지고기가 포함됐다. 붉은 고기·닭고기·내장육은 섭취량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눴고, 가공육은 섭취 여부에 따라 섭취군과 비섭취군으로 구분했다. 이후 나이, 체질량지수(BMI), 흡연, 음주량, 교육 수준, 신체활동, 총 에너지 섭취량 등을 보정해 암종별 사망 위험도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전체 육류 섭취량은 남녀 모두에서 전체 암 사망률과 유의한 관련이 없었다. 그러나 고기 종류별로 보면 성별에 따라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붉은 고기를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은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보다 위암 사망 위험이 52% 낮았다. 위험비는 0.48이었다. 이 같은 경향은 BMI가 25 미만이거나 흡연 경험이 있는 남성에서 더 뚜렷했다. 반면 가공육을 섭취한 남성은 섭취하지 않은 남성보다 직장암 사망 위험이 2.45배 높았다.

 

여성에서는 내장육 섭취와 일부 암 사망 위험 사이의 관련성이 확인됐다. 내장육을 비교적 많이 섭취한 그룹은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보다 유방암 사망 위험이 2.57배, 췌장암 사망 위험이 1.83배 높았다. 이 연관성은 60세 이상, BMI 25 미만, 비흡연 여성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남성에서 붉은 고기 섭취가 위암 사망 위험 감소와 관련된 배경으로 한국의 식문화를 제시했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붉은 고기는 돼지고기 비중이 높고, 서구권처럼 염장·훈제 형태보다 구이 방식으로 먹는 경우가 많아 염분 노출과 지방 구성이 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육류 섭취가 많은 집단이 상대적으로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아 위암 검진을 더 적극적으로 받았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왼쪽)와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인선 교수. 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왼쪽)와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인선 교수. 서울대병원 제공

유인선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간이나 곱창 같은 내장육에는 비소, 카드뮴, 납 등 중금속이 일반 살코기보다 더 많이 포함돼 있을 수 있다”며 “이런 물질이 지방 조직에 축적됐다가 체중 변화나 노화 과정에서 혈액으로 빠져나오면서 여성의 암 사망 위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육류 섭취량 자체보다 어떤 종류의 고기를 먹는지가 암 건강과 더 관련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서구권 연구 결과를 아시아 인구집단에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식습관과 생활 환경을 고려한 성별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육류 섭취와 암 사망률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조리 방법이나 장기간의 식습관 변화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한계도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양·식이 분야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뉴트리션(Frontiers in Nutri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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