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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백종원…1000만명 몰렸던 예산시장 살아날까 [밀착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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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글·사진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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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딛고 ‘지역개발’ 들고 돌아온 더본코리아
지역 맛·상권·관광 연결하는 ‘ESG 사업’ 확대
“ESG 경영 일환 중장기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예산시장 같은 모델 타 지역으로 지속 확대”

“지역 활성화는 포토 스폿 몇 곳을 만드는 일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와 하루를 보내고, 다시 오고 싶어지는 이유를 만드는 일입니다. 지역의 맛과 이야기가 가장 중요해질 겁니다.”

 

수많은 구설수에 휩싸였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다시 ‘지역개발’을 들고 돌아왔다. 지난해 각종 논란으로 사실상 제동이 걸렸던 지역개발 사업을 ESG 경영의 핵심 축으로 재정비하고, 충남 예산상설시장에서 검증한 모델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오너리스크 여파로 방문객이 급감하며 주춤했던 예산시장은 현재 상인들의 자생 노력과 더본코리아의 후속 지원을 발판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누적 방문객 1000만명을 기록한 예산시장은 지속가능한 지역상생 성공 모델이 될 수 있을까.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26일 충남 예산 더본코리아 외식산업개발원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ESG 상생프로젝트 예산 지역개발’ 기자간담회에서 예산시장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26일 충남 예산 더본코리아 외식산업개발원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ESG 상생프로젝트 예산 지역개발’ 기자간담회에서 예산시장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더본코리아, ‘지역개발 ESG 사업’ 확대 방침 공개

 

백 대표는 지난달 26일 충남 예산군 더본코리아 외식산업개발원 교육관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ESG 상생프로젝트 예산 지역개발’ 기자간담회에서 지역 특산물과 관광을 연결한 지역개발 모델을 ESG 사업의 핵심 축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예산시장에서 축적한 메뉴 개발과 운영 노하우를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고, 장기적으로는 프랜차이즈와 식품 유통, 호텔 등 기존 사업과도 연계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백 대표는 현재 국내 지역소멸 위기를 외식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구조적 문제로 진단했다. 전국 229개 시·군·구 가운데 62곳이 인구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되고, 청년 인구 유출이 이어지면서 지역 소비 기반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백 대표는 지역 활성화를 단순한 전통시장 현대화나 일회성 축제로 접근해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형물을 설치하거나 포토존을 만드는 방식으로는 사람들의 발길을 꾸준히 붙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 하루 10명→누적 1000만명…‘모델하우스’ 예산시장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달 26일 충남 예산 더본코리아 외식산업개발원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ESG 상생프로젝트 예산 지역개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달 26일 충남 예산 더본코리아 외식산업개발원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ESG 상생프로젝트 예산 지역개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백 대표가 제시한 해법은 ‘먹거리’와 ‘스토리’였다. 지역의 맛과 이야기를 관광 콘텐츠로 엮어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오고 다시 방문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백 대표는 “일본은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반드시 먹어야 하는 음식과 사야 하는 특산물이 있다”며 “도쿄 한복판에도 지역 특산물만 모아놓은 공간이 있을 정도로 지역 브랜드를 잘 키웠다”고 설명했다.

 

더본코리아가 예산시장을 ESG 사업의 대표 사례로 내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때 하루 방문객이 10명 남짓하던 예산시장은 더본코리아와 예산군, 지역 상인이 협업한 뒤 먹거리 중심의 관광형 상권으로 탈바꿈했다. 더본코리아는 시장 화장실 신축과 유휴 점포 매입, 외식산업개발원을 통한 메뉴 개발과 교육, 지역 특산물 활용, 관광 콘텐츠 기획까지 하나로 묶었다.

 

백 대표는 “군청 안에는 외식 전문가도, 메뉴 개발 전문가도, 위생 전문가도 없다”며 “지역민과 지자체, 민간 기업이 하나의 팀처럼 움직여야 지속 가능한 모델이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산시장은 모델하우스 개념이다. 처음에는 우리가 먼저 움직여야 했다”며 “화장실도 새로 지어 기부채납했고, 시장 점포도 직접 매입했다.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지만 누군가는 먼저 마중물을 부어야 했다. 이후 지자체와 정부 지원도 따라왔다”고 말했다.

 

◆ 주춤했던 예산시장…상인들 “오너리스크, 오히려 정상화 계기”

지난달 26일 충남 예산상설시장 내에서 만난 점주 최두환씨가 요리하는 모습.
지난달 26일 충남 예산상설시장 내에서 만난 점주 최두환씨가 요리하는 모습.

 

그러나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예산시장은 지난해 백 대표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잇단 민원, 고발이 이어지면서 방문객이 급감했다. ‘백종원’ 이름에만 의존한 시장이었다면 침체가 장기화됐겠지만, 최근 시장 분위기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상인들이 스스로 위생과 서비스, 가격 경쟁력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더본코리아 역시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장기적인 지역개발 모델로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 결과 지난해 연간 방문객은 전년 400만명에서 130만명 수준까지 줄었지만 올해는 5월 기준 이미 지난해 연간 방문객을 넘어섰다. 지난 5월 기준 누적 방문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실제 예산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스스로 나아갈 힘이 생겼다고 입을 모았다. ‘선봉국수’ 점주 이민선(26)씨는 “지난해 대표님 이슈 이후 매출이 줄긴 했지만 문을 닫을 정도는 아니었다. 최근 들어 매출도 다시 늘었다”며 “오히려 처음이 너무 폭발적인 매출이었기 때문에 지금이 정상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장닭볶음’ 점주 최두환(44)씨도 “처음 폭발적인 매출은 ‘백종원’ 이름값이 만든 부분도 있었지만 이제는 상인들이 직접 SNS 홍보를 하고 이벤트를 기획하면서 자생력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최씨는 “예산에 뼈를 묻을 생각”이라며 “백 대표도 힘을 냈으면 좋겠고, 우리도 함께 으쌰으쌰하면서 시장을 키워갈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충남 예산상설시장 전경.
 충남 예산상설시장 전경.

 

◆ “지속 가능한 지역개발 모델, 전국 확대해 나갈 것”

 

더본코리아는 현재 지역개발 사업을 단기 수익 창출이 아닌 ESG 차원에서 지역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중장기 목표로 접근하고 있다. 지역개발 사업으로 소멸 지역이 활성화되고 그 상권이 확장되면 더본코리아의 다양한 사업과 연결해 외식 프랜차이즈, 상품 유통, 호텔, 관광 등 중장기 성장과 수익도 도모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를 개발해 시장에서 검증한 뒤 프랜차이즈 메뉴나 가정간편식(HMR), 소스 사업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현재 충남방적 유휴공간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생하고, 삽교시장 곱창특화거리와 전통주 체험단지를 조성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예산시장의 성공 모델을 경기도 여주시의 유휴시설에 도입하는 것도 준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지역 특산물을 도심으로 끌어오는 ‘장터광장’ 구상도 내놨다. 서울 도심에 예산, 통영, 울진 등 지역별 장터광장을 조성해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지역 특산물을 접하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장터광장’ 상표권 출원을 두고 독점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해 백 대표는 “누군가 먼저 상표를 등록해 지역이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보호 차원”이라며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달 26일 충남 예산 더본코리아 외식산업개발원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ESG 상생프로젝트 예산 지역개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달 26일 충남 예산 더본코리아 외식산업개발원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ESG 상생프로젝트 예산 지역개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다만 과제도 적잖다. 예산시장이 ‘백종원 효과’를 넘어 지속 가능한 지역 상권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예산의 성공 모델이 다른 지역에서도 그대로 통할 수 있을지는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 지역마다 산업 구조와 인구 규모, 관광 여건이 다른 만큼 예산 모델을 단순히 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 대표는 “예산시장을 그대로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마다 가진 맛과 이야기, 공간을 살린 맞춤형 모델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ESG 활동을 넘어 지역과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전국적으로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점주 최씨 역시 “처음에는 백 대표를 보고 왔다면 지금은 시장 자체를 보고 오는 손님들이 늘고 있다”며 “결국 살아남는 건 우리 몫”이라고 말했다.

 

백 대표는 간담회 말미에 “칭찬받으면서 돈을 벌고 싶다”고 했다. 결국 예산시장의 성패가 더본코리아가 내세운 지역개발 모델의 지속가능성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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