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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보다 그릇이 먼저 동났다”…7500개 완판된 ‘컵라면 도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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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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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육개장·김치사발면 도자기’ 7500세트 완판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식기 와디즈서 1만2000개 팔려
오리온은 초코송이·고래밥 그림책으로 IP 확장 나서

식품회사 온라인몰에서 라면이나 과자보다 먼저 눈길을 끄는 상품이 있다. 컵라면 용기를 그대로 닮은 도자기 그릇이다. 그릇을 사기 위해 식품사 몰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품절된 제품의 재판매를 기다리는 소비자도 생겼다.

 

농심이 컵라면 용기를 그대로 본떠 만든 ‘육개장사발면 도자기 세트’. 뚜껑과 용기 표면의 주름까지 재현했다. 전자레인지용 식기로 사용할 수 있다. 농심 제공
농심이 컵라면 용기를 그대로 본떠 만든 ‘육개장사발면 도자기 세트’. 뚜껑과 용기 표면의 주름까지 재현했다. 전자레인지용 식기로 사용할 수 있다. 농심 제공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이달 공식 온라인몰에서 ‘육개장사발면 도자기 세트’와 ‘김치사발면 도자기 세트’의 세 번째 판매를 시작했다.

 

도자기 그릇은 편의점에서 파는 컵라면 용기와 얼핏 봐서는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닮았다. 뚜껑도 도자기로 만들었고, 스티로폼 용기 옆면에 난 주름 108개까지 재현했다. 전자레인지에 넣을 수 있어 라면이나 국수 등을 담아 먹는 식기로도 쓸 수 있다.

 

농심몰에서는 도자기 그릇에 라면과 과자를 묶어 한 세트당 3만5090원에 판매하고 있다. 김치사발면 도자기 세트는 준비된 물량이 소진됐고, 육개장사발면 세트도 한정 수량으로 판매 중이다.

 

반응은 지난해부터 뜨거웠다. 농심이 지난해 2월 처음 준비한 2800세트는 12일 만에 모두 팔렸다. 같은 해 6월 추가로 내놓은 4700세트도 열흘 만에 소진됐다. 두 차례 판매량만 7500세트다.

 

재판매를 요청하는 소비자가 이어지자 농심은 올해 6월 세 번째 물량을 풀었다. 일부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도자기 그릇만 공식 판매가를 웃도는 가격에 내놓은 매물도 등장했다.

 

도자기 열풍은 농심에 그치지 않는다. 빙그레는 도자기 브랜드 이도온화와 손잡고 바나나맛우유 용기를 본뜬 식기세트를 선보였다.

 

제품은 바나나맛우유 특유의 둥근 단지 모양을 살렸다. 위아래를 분리하면 밥그릇과 국그릇, 반찬그릇, 접시, 종지 등 식기 5종이 나온다. 다시 포개면 바나나맛우유 모양의 장식품이 된다. 노란색 바나나맛우유와 분홍색 딸기맛우유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빙그레는 지난 4월 29일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사전 알림 신청을 받았다. 20일 만에 신청자가 2만3000명을 넘었고, 5월 19일 시작한 본펀딩에서도 준비된 물량이 빠르게 팔렸다. 두 차례에 걸쳐 약 1만2000개가 판매됐다. 제품은 7월부터 순차적으로 배송될 예정이다.

 

소비자들이 사는 것은 그릇만이 아니다. 어릴 때부터 보고 먹어온 제품의 모양과 기억을 함께 산다. 식품업체 입장에서도 장수 브랜드의 디자인과 캐릭터를 새로운 상품으로 확장할 수 있다.

 

먹는 제품을 책과 이야기로 넓힌 사례도 나왔다. 오리온은 지난 4월 출판사 김영사와 함께 초코송이와 고래밥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그림책을 펴냈다. 출간에 맞춰 그림책 장면을 포장에 담은 한정판 ‘동화 에디션’도 출시했다.

 

협업은 김영사가 먼저 제안했다. 부모 세대와 어린이에게 모두 익숙한 과자 캐릭터가 그림책의 주인공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초코송이의 ‘송이’와 고래밥의 ‘라두’를 각각 이야기 속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오리온은 제과업계에서 과자 캐릭터를 정식 그림책으로 만든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식품업계는 이런 상품을 단순한 기념품보다 브랜드 팬을 묶어두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 라면이나 우유는 먹으면 사라지지만, 그릇과 책은 일상에 남는다. 익숙한 제품을 소장하고 싶은 소비자의 마음을 건드리면서 자연스럽게 사진과 후기가 퍼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색 굿즈가 당장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오래된 브랜드에 새로운 이야기를 붙이고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는 효과가 있다”며 “식품회사의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협업은 더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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