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 관련 서비스 요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종전 협상단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날 오만을 방문한 자리에서 "호르무즈 해협 관리 체제는 결코 전쟁 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튀르키예가 국제수로 다르다넬스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서비스 요금을 부과하는 사례를 참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튀르키예는 1936년 체결된 조약에 따라 다르다넬스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등대 운영과 해난 구조 서비스 명목으로 요금을 부과할 권한을 지니고 있다.
이란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란은 페르시아만 주변 국가에 호르무즈 해협 통행 관리 체제에 참여하고 통행료 수입도 함께 배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안전·보안·환경 서비스가 유료화될 경우 연간 400억 달러(약 60조 원) 규모의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의 관리 권한을 확보해 새로운 수입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란은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도 호르무즈 해협 운영 방식 자체를 협상 의제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휴전 타결 후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재개됐지만,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자신들이 지정한 항로를 이용하지 않는 선박을 상대로 대응하겠고 경고한 상태다.
실제로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싱가포르 선적의 선박이 미상의 발사체에 피격됐다.
이에 대해 이란 측은 "우리가 지정한 구역을 벗어난 항로를 통항할 경우 안전 통항을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어떤 국가도 국제수로 이용에 대해 통행료를 부과할 권리는 없다"며 "이는 어떤 합의에서도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을 공유하는 오만도 이란의 통행료 신설 방안에 반대하고 있다.
오만은 국제해사기구(IMO)와 협력해 오만 연안에 무료 임시 항로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튀르키예의 사례를 따르겠다는 이란의 구상이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튀르키예가 선박에 서비스 요금을 부과하는 것은 특별 협정에 따른 예외적인 사례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란은 선박에 일방적으로 비용을 부과하는 것을 금지하는 국제협약에도 가입한 상태다.
미국 해군대학의 해양법 전문가 제임스 크라스카 교수는 "이란의 경우 통행료를 부과하려면 국제해사기구(IMO) 회원국 176개국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대형 선사들은 전 세계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 일정 수준의 비용 부담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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