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24% 이상 급락 변동성 키워
블룸버그 “꼬리가 몸통을 흔들어”
“극심한 회전율 증권사 배만 불려”
금감원, 수수료로 최대 10조 추산
금투협선 “현재까지 500억” 반박
추정치·실제 수익 차이로 드러나
당국, 투자자 보호장치 마련 나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증시 변동성을 키운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가 수수료 수익 규모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해당 ETF로 증권사들이 10조원의 수수료 수익을 거두는 등 이들의 배만 불린다고 지적하자,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이 실제 수익은 500억원 수준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전일 해당 ETF 하락률이 평균 25%에 달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에 노출되자 금감원은 투자자 보호 방안 마련에 나섰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지난달 27일 16개 종목이 상장한 이후 23일 기준 순자산총액(AUM)이 12조5176억원으로 불어났다. 상장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것이다. 그러나 23일 코스피가 10% 가까이 하락하면서 주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24% 이상 급락했다.
이후 미국 증시에서 나스닥지수가 아시아 반도체 투매에 반응해 2.22% 급락했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7.6% 하락했고, 미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13.2% 폭락했다. 퀄컴(-8.0%), 인텔(-6.1%), AMD(-6.0%)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일제히 주저앉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전 세계적으로 2900억달러(약 446조원) 규모로 팽창한 레버리지 ETF로 인해 이제는 주식 시장에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주객전도 상황”이라면서 특히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와 관련된 매도세가 겹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삼전닉스 단일 레버리지 ETF가 글로벌 증시 변동성의 주범으로까지 몰리면서 금융당국이 고심에 빠졌다.
앞서 이 원장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어떻게든 그때 드러누워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승인을) 막았어야 했나 후회를 많이 하고 있다”며 “극심한 회전율로 증권사만 배 불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품 회전율이 높을 때는 200%에 가까웠다”며 “이를 통해 증권사가 취할 수 있는 매매수수료는 5조원에서 많게는 10조원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그러나 이튿날 황 금투협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5월27일 상장 이후 데이터를 보면 지금까지 약 500억원 정도”라며 “증권사만 배를 불린다고 보는 것은 시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주장 차이는 추정치와 실제 누적 실적을 비교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커지자 금감원은 24일 “레버리지에 대한 투자 쏠림으로 인한 투자자 손실 위험을 경고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이었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9.84%·0.98% 오르면서 이들을 담고 있는 KODEX·ACE 등 주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다시 수익률을 회복하는 모습이다. 특히 주가가 많이 오른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전일 대비 20%가까이 상승했다.
다만 리스크가 여전한 만큼 금감원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 마련에 나섰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애초부터 신용거래나 미수거래 대상에서 제외된 만큼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개별 종목이나, 두 종목 비중이 높은 ETF들의 신용·미수거래를 조일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거래를 위해 필요한 기본예탁금을 현재 1000만원에서 더 올릴 가능성도 나온다.
이번 일을 계기로 증권사나 운용사에 대한 감독 강화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감원이 소비자 보호 기조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ETF 운용 과정에서의 위험관리 체계와 투자자 보호 조치, 과장광고, 불건전 영업 등 전방위적으로 점검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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