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음료 하루 1.5회 추가 섭취 시 고혈압 위험 35% ↑
전문가 "당이 든 음료보다는 통과일 섭취 우선해야"
韓 1∼9세 당 섭취량 26.7%…전 연령서 높아 주의 필요
어린 시절부터 과일주스나 탄산음료 등 당 함유 음료를 많이 마시면 성인이 된 뒤 고혈압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도한 과당 섭취가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보고도 이어지고 있다. 과당 섭취로 인한 만성 염증과 인슐린 저항성, 비만 상태는 장기적으로 암 위험을 높이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캐나다 토론토대 테머티의대 바산티 말리크 교수팀은 23일 미국심장협회(AHA) 학술지 서큘레이션(Circulation)에서 미국 청소년 2만5000여 명을 최대 2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어린 시절부터 당 함유 음료를 많이 섭취한 사람은 성인기 고혈압 위험이 더 높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미국 전역 간호사 자녀를 대상으로 1996년 시작된 성장기 연구Ⅰ(GUTSI)과 2004년 시작된 성장기 연구Ⅱ(GUTS II)에 참가한 9~16세 2만5749명을 대상으로 식습관과 건강 상태를 최대 25년간 추적 관찰했다. 참가자들은 탄산음료, 과일 펀치, 레모네이드, 스포츠음료, 아이스티 등 당 함유 음료와 과일주스, 통과일 섭취 빈도를 정기적으로 보고했다. 연구진은 이후 고혈압 진단 여부와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음료 종류별로는 탄산음료를 하루 1회 더 마실 때마다 고혈압 위험이 23%, 스포츠음료는 36%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과일주스도 하루 1.5회(회당 237mL) 이상 마신 사람은 일주일에 1회 미만 마신 사람보다 고혈압 위험이 35% 높았다.
과일주스 종류별로는 오렌지주스를 하루 1회 더 마실 때마다 고혈압 위험이 20% 높아졌으나, 사과주스와 다른 주스에서는 이런 관련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말리크 교수는 “어릴 때 식습관은 건강에 장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탄산음료 같은 당 함유 음료는 섭취를 제한하고, 과일주스는 100% 과일주스를 적당량만 마시고, 당이 든 음료보다는 통과일 섭취를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국민들의 과도한 당 섭취가 최근 몇 년 사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특히 1∼9세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나 어린이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질병관리청이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 하루 평균 총 당 섭취량은 2020년 58.7g에서 2023년 59.8g으로 늘었다. 2016년(67.9g)과 비교하면 유의미하게 감소했지만, 2020∼2022년 58g대를 유지하다가 2023년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15.2%, 2021년 15.8%, 2022년 15.8%에 이어 2023년 16.9%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다만 2016년(19.2%)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연령대별로는 1∼9세가 26.7%로 가장 높았다. 전 연령 가운데 20%를 넘긴 집단도 이 연령대가 유일했다. 이어 10∼18세 17.4%, 19∼29세 17.0% 순으로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층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이 21.0%로 남성(12.9%)보다 높았다.
과도한 과당 섭취가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보고도 이어지고 있다. 해당 논문은 ‘바르부르크 효과(Warburg effect)’를 실험으로 확인한 연구다.
김세진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바르부르크 효과는 암세포가 정상 세포보다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더 많이 쓴다는 특징을 말한다”며 “최근 연구에선 과당이 이러한 암세포 증식 과정을 촉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과당 중에서도 ‘액상 과당’은 치명적이다. 국제학술지 영양학(2021)과 비엠제이(BMJ 2019)가 다룬 스페인·프랑스 논문에 따르면 단 음료의 섭취는 유방암 위험을 14%~22%, 전립선암은 18%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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