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의 경제적 숨통을 조이던 원유 관련 제재를 종전 협상 기간에 한해 면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이란간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이란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해야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군사적 공격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에 글을 올려 “스위스에서의 생산적 회담의 일환으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롭고 개방된 통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재입국 수용을 약속했다”며 “재무부는 이란산 원유의 생산, 인도, 판매를 허용하는 60일짜리의 임시 일반 면허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스위스에서 진행된 첫 후속 협상에서 IAEA 사찰을 허용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을 유지한 데 대한 상응조치 차원에서 최종 합의 때까지 제재를 면제해주겠다는 의미다.
J D 밴스 부통령은 협상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IAEA 사찰단을 자국으로 다시 초청하는 데 동의했다”며 사찰단 활동 개시는 이번 주 중으로 예정돼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는 또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메커니즘” 및 레바논을 비롯한 지역 내 “충돌 방지 메커니즘”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재무부의 제재 면제는 미 동부시간 기준 8월 2일 0시 1분까지며, 면제 기간 이란은 자국의 원유 제품을 판매하고 대금을 달러화로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란이 한시적 제재 면제로 당장 원유 수출을 얼마나 늘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쟁 기간 미군의 해상 봉쇄로 수출이 제약받으면서 원유 저장시설이 포화하고 일부 유정(油井)은 폐쇄됐을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제재 탓에 ‘그림자 선단’을 통해 중국 등에 할인된 가격으로 원유를 비공식 판매할 수밖에 없던 이란 입장에선 이제 시장 가격으로 공식 판매할 수 있게돼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얻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재무부가 국제유가 안정 조치로 지난 3월 해상의 이란산 원유에 한해 판매를 허용했을 때도 달러화 결제는 허용되지 않았지만, 이제 달러화 접근이 허용되면서 환율 급등을 유발한 이란의 외화 수급난도 어느정도 진정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 있어서 아주 잘하고 있다”며 “이란이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똑바로 행동하지 않으면 나는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이 파행하거나 결렬될 경우 이란에 대해 군사조치를 포함한 압박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우리를 존중하는 한 아무 문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 과정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일탈행위에 나서지 말라고 간접적으로 경고한 셈이다. 그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고 모든 것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하지만 개방된 해협과 핵무기를 가질 수 없는 나라라는 2가지가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제재가 완화되더라도 자금이 미국으로 흘러들어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식량 구매의 형태로 모든 돈이 되돌아올 것”이라며 “(이란은) 9100만명의 국민을 먹이지 못하고 있다. (제재가) 해제된 돈은 우리 농부들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협상팀은 해제된 동결자금이 테러 지원에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막기 위해 이란측에 이같은 제안을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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