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민심이 바라는 건 재집권
연임 집착하는 대표 원하겠나
서민의 눈물 닦는 정치인 필요
공소취소 특검법, 지도부 잘못
지방선거서 도움은커녕 역풍
한동훈 당선에 영향 미치게 돼
與, 2030 의견 듣는 자세 부족
우경·극우화로 진단할 일 아냐
왜 마음 못 얻었는지 돌아봐야
“정청래 대표가 연임을 위해서 호남에 그렇게 정성을 쏟고 맨날 호남에 간 거잖아요. 우리 당의 재집권을 바라는 지도자라면 영남을 쫓아다니는 게 맞습니까, 아니면 호남을 돌아다니는 게 맞습니까?”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국회를 떠났다가 4년 만에 돌아온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청래 대표 연임론을 정면 겨냥했다. 당 대표 유력 출마 후보군인 송 의원은 19일 세계일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출마 여부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정 대표의 호남 행보를 사실상 ‘전당대회용’으로 규정하며 강한 견제구를 날렸다. 특히 정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이 출마한 2025년 대통령선거와 6·3 지방선거에서 호남 위주로 선거운동을 한 점을 비판하고, 호남 지역 경선 과정 문제점까지 집중 거론했다. 호남이 정 대표의 핵심 지지 기반이고 당원 상당수가 호남 출신이라는 점을 두루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음은 송 의원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일부 내용은 서면으로 답변을 받았다.
―4년 만에 국회로 돌아왔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꽃’ 고은 선생의 시처럼 안 보이던 게 보이고 4년의 세월이 저 자신을 돌이켜보는 중요한 기회가 된 것 같다. 저는 ‘생계형 정치인이 되지 말자’는 것이 모토였다. (돌아와 보니) 더 서민의 억울한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정치의 핵심은 국민이 원하는 바를 하는 것이다.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나 욕구를 우선시하고 이를 수단화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은 저 정당이나 정치인이 정말 자신들을 위해 에너지를 쓰는지, 아니면 자신의 지위와 파벌, 조직의 이익을 우선하는지 알고 있다고 본다.”
유희태 기자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노선은.
“현재 민주당 내부를 보면 미래를 위한 건설적인 노선 경쟁이나 정책 토론은 실종된 채 특정 인물에 대한 ‘호불호 경쟁’이자 패거리 갈라치기로 전당대회를 몰아가고 있어 대단히 안타깝다. 특히 민주진영의 소통창구가 돼야 할 유튜브나 SNS 공간에서 편을 가르고 아군을 비토하는 모습은 개혁의 동력을 갉아먹는 심각한 문제다. 이번에 선출되는 지도부는 향후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정권 재창출의 기틀을 닦아야 한다. 과거의 이념 교조주의나 낡은 정통성 싸움에 고집스럽게 갇혀 있으면 안 된다. 오직 민생을 해결하고 전체 국민의 삶을 이롭게 하는 대중적이고 실용적인 노선을 선택해야 한다. 집권당은 통합을 위해 ‘이리 오세요’라고 해야지, 들어온 사람에게 과거 이력을 따지고 정체성 논쟁을 벌여서는 중도통합이 확산될 수 없다.”
―공소취소 특검법에 대해선.
“어찌 됐든 정 대표나 한병도 원내대표가 잘못한 것이라고 본다. 그게 선거에 도움이 안 됐다. 정 대표는 맨날 ‘입법권은 당에 있고 당이 주도한다’고 강조해왔다. 왜 ‘공소취소 특검법’을 발의해 쓸데없이 여론 역풍을 맞고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비아냥거리게 만드는 어리석은 일을 한 건가. 정부에 책임을 떠넘길 문제인가. 당 대표나 원내대표가 정무적으로 판단을 했어야 했다. 그게 대구선거에도 영향을 미치고, 한 의원 당선에도 영향을 미친 거 아닌가.”
―호남이 원하는 당대표는.
“이 대통령을 제대로 도와 정권 재창출을 할 대표를 원할 것이다. 자기 연임에 집착하는 대표를 원하겠는가. 이번 호남 지역 경선 과정도 투명하고 공정했는지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정 대표가 (수석최고위원이던) 지난해 대통령선거 때 자진해서 호남 선대위원장을 맡아 그곳에 머문 건 그해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운동으로 보인다. 그게 이 대통령 선거운동으로 보여지는가?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를 다니며 득표 활동을 더 해야 했다. 저는 당 대표 때인 2022년 대선 때 호남 출신이지만 강원도부터 경상도를 쭉 돌아다녔다. 이번에도 출판기념회를 대구에서 했고,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 후원회장을 맡아 당선을 도왔다. 정 대표는 우리 당 외연 확대와 재집권보다 자신의 연임과 당권에 더 관심이 있었던 것 아닌가. 이것을 호남 민심이 평가할 것으로 본다.”
―2030세대가 매우 비판적인데.
“저는 민주당이 2030세대에 대해서 너무 듣는 자세가 안 돼 있다고 본다. 소위 586기득권이 2030세대를 두고 질책하거나 우경화됐다, 극우화됐다 이렇게 말해서는 안 된다. 사안에 따라 계속 변하는 세대이고, 민주당이 왜 이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는지부터 돌아봐야 한다. ‘1인 1표제’에도 지역별, 세대별 가중이 필요하다. 우리 당 지도부나 국회의원들이 2030세대와 접촉하는 모습이 거의 안 보이지 않나. 나는 조국 대표를 이해 못 하는 게 자신을 ‘쇄빙선’이라고 했으면 한동훈하고 싸우러 갔어야 했다. 나 같았으면 나를 부산으로 보냈다면 갔다. 평택을이 무슨 험지인가. 평택시장이 평택에서 59.76%를 얻었다. (조국 대표는) 거기서 ‘국힘 제로’를 만들겠다고 하다 ‘민주당 제로’를 만드는 희한한 일을 벌였다. 솔직히 ‘내가 당선되려고, 국회에 들어가려고 합니다’라고 말하는 게 낫지 않나. 이런 이중성에 20대, 30대가 질린 거다. 공정성에 문제가 돼 2030세대가 이탈했는데 이를 적극 옹호하고 2030세대를 우경화됐다고 비난하는 이 기득권에 2030세대들이 좌절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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