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주택 쏠린 강남 3구에 최대
비규제·서울외곽 신고가 행진 속
“부동산 정책 재검토 필요” 지적
올해 들어 주식·채권을 처분해 주택 매입에 투입한 자금이 3조7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증시 부양책과 반도체 호황이 맞물리며 이재명정부 출범 후 코스피가 급등했지만 결국 주식시장에서 차익을 실현한 자금 상당수가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간 것이다. 앞으로도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고유가피해지원금 지급 등으로 확대된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 과열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금조달계획서 집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주식·채권 매각대금 3조7254억9400만원이 주택 매입 자금으로 활용됐다. 주택 취득 자금조달계획서는 주택 매수자가 매입 자금의 조달 내역을 신고하는 서류로,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내 모든 주택과 비규제지역 실거래가 6억원 이상 주택 매매 계약 시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해야 한다.
지역별로 올해 1∼4월 주식·채권시장에서 부동산으로 이동한 전체 자금의 65.5%가 서울(2조4396억3100만원) 주택 매입에 사용됐다. 특히 강남구(3706억9100만원), 송파구(3531억5100만원), 서초구(2903억8200만원) 등 강남 3구에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이에 따라 15억원 이상 고가주택 매입에 활용된 주식·채권 매각대금 비중도 크게 늘었다. 이 비중은 2020년 3.2%, 2021년 4.9%, 2022년 4.5%, 2023년 4.1%, 2024년 4.6%, 2025년 4.7%로 5% 이내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1월 9.3%로 뛰어오른 뒤 4월에는 13.2%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런 증가세는 정부의 증시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널뛰기’하는 코스피 대신 장기 자금을 부동산에 투입하려는 심리가 여전함을 보여준다. 특히 주택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매수에 나서려는 수요가 늘었고, 강남권과 한강벨트뿐 아니라 서울 외곽과 비규제지역인 경기 주요 지역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연령대별로는 30대의 주식·채권 매각대금 유입 규모가 지난 1∼4월 1조2592억4300만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40대(1조186억8100만원), 50대(8022억1200만원), 60대 이상(4893억1500만원), 20대(659억3500만원), 20대 미만(1억800만원) 순이었다.
김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 자금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대체 투자 수단으로 주식시장 활성화를 외쳤지만 국민들은 주식을 팔아 집을 사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는 자본시장 자금이 부동산으로 이동하는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부동산 정책 기조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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