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가 길어지면서 소비자는 무조건 싼 상품만 찾지 않는다. ‘쓸 만한 품질’과 ‘부담 없는 가격’을 동시에 따진다. 그 틈을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는 최근 뷰티 카테고리에서 존재감을 키우며 젊은 소비자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2025년 다이소 뷰티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대비 약 70% 증가했고, 올해 1~4월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약 30% 늘었다.
초기에는 기초·색조 제품이 중심이었다. 최근에는 선크림, 선스틱, 선쿠션처럼 계절을 타는 상품까지 판매 폭이 넓어졌다. 여름철 외출이 늘고 자외선 차단 수요가 커지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매장 진열대도 달라졌다.
선케어 제품은 과거 H&B스토어와 온라인몰 중심으로 구매됐다. 브랜드 인지도, 성분, 사용감이 선택 기준이었다. 최근에는 가격이 더 강한 변수로 들어왔다.
선크림은 한 번 사면 오래 쓰는 제품이 아니다. 얼굴뿐 아니라 목, 팔, 손등까지 바르면 소모 속도가 빠르다. 여름에는 가족 단위로 여러 개를 사두는 경우도 많다. 이때 개당 가격 부담은 구매처를 바꾸는 이유가 된다.
다이소의 강점은 분명하다. 모든 상품을 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등 6가지 가격으로 판매해 가격 문턱을 낮췄다. 처음 써보는 브랜드라도 “이 정도 가격이면 한 번 사볼 만하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다이소의 지난 5월 1일부터 28일까지 선케어 상품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100% 늘었다. 같은 기간 모자류는 약 90%, 패션소품류는 약 50% 증가했다. 선크림뿐 아니라 선스틱, 선쿠션, 선스프레이 등 바르는 방식이 다른 제품이 함께 팔린 영향이다.
다이소의 변화는 상품 몇 개를 늘린 수준이 아니다. 생활용품점 안에 뷰티 매장을 따로 들인 것에 가깝다.
다이소몰은 지난 4월 20일부터 24일까지 ‘Daiso-DAY 자외선 집중 차단’ 행사를 열고 선케어, 의류, 선글라스 등 자외선 차단 관련 상품 약 200종을 선보였다. 5월에는 약 450종의 신상품을 추가하며 여름 시즌 상품군인 ‘썬프리 클럽’도 운영했다. 선크림과 선스틱 같은 화장품뿐 아니라 기능성 의류, 선글라스, 우양산, 팔토시까지 한데 묶었다.
자외선 차단을 ‘화장품 하나’가 아닌 여름 생활용품 묶음으로 판매한 셈이다. 소비자는 선크림을 사러 왔다가 팔토시나 우양산을 함께 고른다. 반대로 생활용품을 사러 온 고객이 뷰티 제품을 집어 들기도 한다.
가격이 낮고 매장이 촘촘하다는 점도 구매 장벽을 낮춘다. 온라인 최저가를 검색하고 배송을 기다리는 대신, 집이나 회사 근처 매장에서 바로 산다.
다이소 뷰티 성장의 핵심은 ‘싸다’는 말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소비자 인식이 달라졌다. 저가 상품을 고르는 일이 더 이상 궁색한 선택으로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비싼 제품은 꼭 필요한 곳에 쓰고, 반복 구매가 잦은 제품은 가성비로 고르는 방식이 자연스러워졌다.
특히 선케어 상품은 이런 패턴과 잘 맞는다. 매일 써야 하고, 계절 수요가 뚜렷하며, 여러 형태를 동시에 쓰는 경우가 많다. 얼굴에는 선쿠션, 외출용으로는 선스틱, 야외 활동에는 선스프레이를 챙기는 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는 단순히 싼 제품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가격 대비 만족도를 따진다”며 “고물가 상황이 이어질수록 선케어와 같은 생활밀착형 뷰티 상품에서 가성비 소비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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