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칩 한 봉지를 단숨에 비우거나, 탄산음료 여러 캔을 연달아 마시는 행동이 단순한 식습관 문제가 아니라 담배 같은 중독 특성에 따른 것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대학교를 비롯해 하버드대, 듀크대 연구진은 최근 학술지 밀뱅크 쿼털리(Milbank Quarterly)에 발표한 논문에서 초가공식품(UPF·Ultra-Processed Food)이 담배나 알코올 제품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특성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포장 과자, 탄산음료, 패스트푸드, 즉석식품 등이 영양학적으로 좋지 않은 음식일 뿐 아니라 소비를 반복하도록 설계된 산업 제품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미시간대 심리학과의 애슐리 기어하트 교수 연구팀은 초가공식품이 뇌의 보상 체계를 강하게 자극해 갈망(craving), 통제력 상실, 반복 섭취 등 물질중독과 유사한 행동 패턴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알코올이나 담배 중독에서 나타나는 핵심 증상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실제로 연구진은 초가공식품 중독이 이미 상당한 규모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시간대 연구에 따르면 일부 연령층에서는 10~20% 이상이 초가공식품 중독 기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특히 식품업계가 과거 담배회사의 전략을 활용해 제품을 개발·마케팅해왔다고 주장했다. 설탕과 지방, 소금을 특정 비율로 조합해 소비자의 만족감을 극대화하고, 건강 이미지를 강조한 광고를 통해 소비를 늘리는 방식이 담배 산업의 전략과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모든 학자가 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연구자들은 초가공식품의 건강 위험성이 가공 과정 자체보다 높은 열량과 당분, 지방, 나트륨 함량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중독 개념을 적용하기 전에 보다 정교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초가공식품 문제를 개인의 의지 부족이 아닌 공중보건 차원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점에서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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